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제기획원 출신 '전성시대'

靑·경제부처등 경제라인 대부분 장악…재무부 출신은 퇴조 뚜렷


권오규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제부총리 내정으로 참여정부 경제라인에서 EPB(옛 경제기획원) 출신의 독식현상이 지속되게 됐다. 권 부총리 내정자,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내정자와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은 모두 EPB 출신이다. 퇴임하는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역시 EPB 출신이었다. 이 같은 EPB 출신의 약진은 외환은행 사태 등으로 인한 옛 재무부 출신의 몰락과 대비돼 ‘이피아’(EPB+Mafia)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경제라인 독식하는 예산(EPB) 관료=현재 참여정부 주요 경제라인은 EBP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청와대는 변양균 정책실장, 윤대희 경제정책수석, 김대기 경제정책비서관, 정문수 경제보좌관, 노대래 국민경제비서관 모두 옛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재경부에서는 박병원 제1차관이 대표적인 EPB 출신이다. 기획처에는 정해방 재정운용실장, 이창호 재정전략실장 등이 EPB 출신이다. 이밖에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관료 중 한명으로 꼽히는 김영주 국무조정실장 역시 행시 17회로 EPB 라인의 계통을 잇고 있다. 행시 13회인 강대형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도 역시 EPB 출신이다. EPB맨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3월 개각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발탁된 노준형 장관 역시 옛 경제기획원에서 투자기관1과장을 지내다 정통부로 자리를 옮긴 경우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사무관 시절부터 큰 그림을 그려봐 거시를 보는 안목에서 EPB 출신이 한 발 앞서 있다”며 “상대적으로 깨끗하다는 이미지도 EPB 출신이 각광받는 한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위기에 몰린 재무(MOF) 관료=‘모피아’로 불리면서 한국경제를 좌지우지했던 재무부 출신의 퇴조는 뚜렷하다. 참여정부 들어 옛 재무부 수장인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참모진간의 갈등, 론스타 사건 등은 이들의 위상을 한없이 추락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무관료 출신인 한 재경부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금정라인도 기획원 출신이 차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털어놓았다. 여기에는 론스타 수사 여파가 옛 재무부 라인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특히 고위공무원단 시행으로 전문성을 갖춘 재무관료보다는 두루 업무를 알고 있는 예산 관료가 각광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금융 파트는 여전히 옛 재무관료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이 역시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경부 재무관료들은 오는 8월 임기가 끝나는 한국수출입은행장 인사를 눈여겨보고 있다. 수출입은행장은 그동안 재무관료가 독식했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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