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금리가 8%를 돌파했다. 지난 3년간 계속 오르고 있다. 이자 부담으로 인한 서민들의 한숨이 늘 수밖에 없다.
외환은행의 변동금리부 금리는 6.87~8.02%를 기록,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8%대로 진입했다. 다른 시중 은행들도 8%에 근접하고 있다. 이처럼 주택대출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은행들의 발행 확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CD 순발행 규모는 올들어 10월까지 25조2,000억원에 달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8일까지 2조6,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주택대출 최고금리는 3년 전인 지난 2004년 11월 5.46%였지만 최근 들어 7.78%로 높아져 무려 2.32%포인트나 급등했다. 신용도가 높지 않은 서민이 3년 전 주택을 담보로 1억원을 대출받았다면 지금까지 연 232만원의 이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이자 부담 증가는 가계소비를 위축시키고 경기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 한국은행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민간주택대출(279조2,000억원)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가계 부담은 연 2조6,000억원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자금이 예금에서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와 펀드 등으로 이탈하면서 CD나 은행채 등을 통해 대출 재원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대출금리 인상은 그동안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인하했던 금리를 정상화시킨 측면이 있지만 그 ‘속도와 정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다.
최근 일부 금융회사들이 장기고정금리대출상품과 금리상환대출상품을 내놓고 가계 부담 줄이기에 나서고 있지만 90% 이상이 변동금리부대출이라는 점에서 서민들의 대출이자를 줄이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은행들은 그동안의 예대마진 확대가 대부분 서민들을 대상으로 얻은 상당한 수익에서 기인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민들의 한숨을 덜어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