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상법개정 조정안 전면 거부" 강력 반발
■ 이중대표소송 요건 강화등 상법개정 조정안 확정재계 추천위원 "개선안됐다" 합의 번복…파문 일듯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법무부 상법 쟁점조정토론위원회는 지난해 입법예고한 상법개정안 중 이중대표소송 등 3개 쟁점과 관련 재계 입장을 수용, 조정안을 5일 확정했다. 그러나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는 '조정위원회'의 안을 전면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파문이 예상된다.
김준규 조정위원회 위원장(법무부 법무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소속 위원들의 전원합의로 상법 개정안 중 쟁점사항에 대해 조율을 끝내고, 최종 조정안을 마련했다"며 "조만간 김성호 장관께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재계측의 우려를 수용해 이중대표소송의 경우 제소요건 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가 추천한 전삼현 위원(숭실대 교수)은 "오전 회의때 경황이 없어 조정안에 합의를 했지만, 뒤늦게 검토해 보니 이중대표소송 등은 여전히 문제가 많아 다시 조정안 합의거부를 구두로 통보했다"며 합의사실을 번복, 사태가 복잡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조정안에 따르면 이중대표소송의 경우 모회사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원안에다, 실질적 지배관계를 이사에 대한 책임 추궁요건으로 규정함에 따라 요건을 강화했다.
반면 재계는 이중대표소송의 경우 상법에 규정돼 있는 법인격 차체를 부정할 수 있는 데다, 합작법인 설립의 어려움 예상, 비상장회사의 효율성을 제한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소제기 규정 강화는 이중대표소소송의 본질적 문제를 비켜간 보완책"이라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회사기회의 유용금지의 경우 조정안은 이사가 제3자로 하여금 회사의 사업기회를 유용하게 해 다시 회사와 거래하는 경우에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는 등 모호한 개념을 구체화했다. 하지만 재계는 '이사회 승인' 규정은 모호한 개념을 구체화하는 데 별 도움이 안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집행임원제의 경우는 임의적 도입형식인 입법예고안을 그대로 가져가기로 합의했다. 이승철 전경련 상무는 "재계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김성호 장관의 친기업 행보 이후 많은 기대를 했지만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입력시간 : 2007/02/05 17: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