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원20전 오른 1,037원10전에 마감했다. 지난 4월25일(1,041원50전) 이후 최고치이며 원·달러 환율이 1,030원대에 진입한 것은 7월16일(1,032원10전) 이후 보름 만이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4원10전 오른 1,032원에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장 후반으로 갈수록 오름폭이 커졌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14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선데다 중공업체들의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네고물량(달러매도)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오후 들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까지 달러매수에 가세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035원선을 훌쩍 넘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공업 업체들이 다음주부터 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달러매도) 물량부담을 좀 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1,020원대에서 공방을 벌이던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과 국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고용지표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040원대에 진입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4.0%)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외환시장에서도 기준금리 조기 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부쩍 높아진 상태다. 1일 발표되는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긍정적일 경우 달러강세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미 임금 상승률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달러화는 차익실현에 따라 반락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기대감이 더욱 커져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아르헨티나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디플레이션 등 지정학적 불안요인들도 글로벌 달러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국내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상승압력이 더 커진 모습이다. 무엇보다 오는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주목 받고 있다. 정부가 41조원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가운데 한은 역시 통화정책으로 화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1일 코스피시장에서는 지난 13일간 공격적으로 한국 주식을 사 모으던 외국인들이 전세계적인 위험자산 회피심리 영향을 받아 14일 만에 순매도(664억원)로 돌아섰다. 이날 발표된 무역수지 규모가 25억달러로 30개월째 흑자를 이어갔지만 소폭이나마 감소했다는 사실도 환율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중공업체들이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원·달러 환율을 찍어누르던 수출업체 네고물량에 대한 부담도 다소 줄었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9~10월 미국의 테이퍼링이 종료되면서 이달부터는 금리 이슈가 환율시장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1,030원대에서의 상승 속도를 감안할 때 다음주는 1,040원대 공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