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한 시각장애인이 최고의 프로게이머와 멋진 승부를 펼쳐 화제다.
시각장애인 학교인 서울맹학교 고등부 1학년인 이민석 군은 지난 17일 코엑스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제작한 블리자드사가 마련한 `블리자드 월드와이드 인비테이셔널` 행사에서 최고의 게이머인 임요환 선수와 특별경기를 가졌다.
이날 경기에서 이 군은 시작 3분간 눈을 가리고 게임을 한 임 선수 진영을 거세게 몰아쳤다. 20분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지도 구석으로 도망친 임요환 선수가 다시 살아나 역전승했지만 행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이군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지난 2000년부터 스타크래프트를 접한 이군은 수십가지가 넘는 건물과 각종 키보드 버튼을 외우고 게임상에서 고유의 소리를 구별해 유닛을 다루는 등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게임 직후 임 선수는 “간신히 이기기는 했지만 경기내내 `말도 안돼, 혹시 눈이 보이는 것 아냐`라고 생각했다”며 감탄했다.
이군은 최근 음반을 낸 5인조 CCM(현대기독교음악)그룹 `좋은 이웃`의 보컬리스트로 피아노ㆍ기타ㆍ베이스ㆍ드럼까지 척척 연주하는 음악가다. 이 군은 “실용음악과에 진학해 작곡ㆍ편곡일을 하는게 꿈”이라며 “장애인이니까 못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것에 하나하나 도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영일기자 hanu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