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오류투성이 최신 휴대폰(?)

휴대폰을 새로 사고 가장 기분이 좋은 순간은 따끈따끈한 휴대폰을 만지작거릴 때다. 이 버튼 저 버튼 눌러보며 새로운 기능을 체험해보면 자신이 들인 비용 이상의 만족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하지만 특정 기능을 사용하는 도중에 전원이 꺼지고 휴대폰에 음악파일 다운로드가 되지 않는 등 일명 ‘버그’로 불리는 소프트웨어 오류가 생긴다면 어떨까. 당장 환불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 분통이 터질 것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휴대폰 중 상당수가 출시 초기에 오류가 잦아 소비자들로부터 강한 불만을 사고 있다. 삼성전자 애니콜 W350/3500, 포토제닉폰(W380), LG전자 랩소디인뮤직폰, 모토로라 Z6m 등 최근 출시된 휴대폰들 중 별다른 문제없이 넘어가는 제품이 하나도 없을 정도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W380 모델에서 백화현상 등의 오류가 나자 시중에 나왔던 제품들을 전량회수하기도 했다. 사실 IT업계에서 신제품에 각종 오류가 발생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이러한 오류들은 대개 2주에서 한달 정도 지나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문제가 해결된다. 우선 제품을 출시한 후 문제가 생기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나 애프터서비스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전반적인 관행처럼 돼버렸다. 오죽하면 신제품을 사는 것보다 어느 정도 기기의 안정성이 높아진 2~3달 후에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낫다는 게 소비자들의 구매관행이 됐을까. 출시 초기에 신제품을 사면 ‘소비자’가 아니라 ‘베타테스터’가 되는 꼴이다. 소비자에게 이 같은 불만이 계속 쌓인다면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은 불문가지다. 휴대폰 업체들은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테스트를 진행하지만 휴대폰에 다양한 기능이 많이 들어가면서 소프트웨어 오류가 발생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모델만 다를 뿐 매번 같은 방식이 반복되고 있고 여전히 개선점도 보이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삼성전자ㆍ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제품군을 세분화한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다면 결국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이 등돌리는 것, 그것은 바로 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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