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독재 정부에 대항해 비폭력 저항운동을 벌이고 있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아웅산 수치 여사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영화가 이탈리아 감독 주세페 토나토레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최근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토나토레는 '시네마 파라디조'로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유명감독. 그는 현재 '여사'(The Lady)라는 이름의 이 영화 각본을 제작자의 한 사람인 일본인 오카모토 나오후미와 함께 준비중인데 영화는 그의 첫 영어 작품이다. 나오후미와 약 3,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함께 투입하는 사람들은 아비 아라드와 스티븐 폴 및 베네딕 카버로 이들의 제작사 '크리스탈 스카이 픽처스'는 LA에 있다. 나오후미는 수치 여사가 군사혁명 정부에 의해 17년 전 가택 연금된 이래 그녀를 직접 만나 본 몇 안되는 외국인 중 한 명으로 자신의 삶을 영화화하는데 주저하는 수치 여사를 설득, 허락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기수인 수치 여사는 2차 세계 대전 후 미얀마를 영국으로부터 독립시키는데 공을 세운 장군의 딸로 영국 옥스포드대서 공부한 뒤 영국인 학자와 결혼했고 1988년에 귀국했다. 1990년 여사 소속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했으나 군사혁명 정부가 여사의 집권을 막았다. 그 뒤로 여사는 지금까지 17년간을 거의 모두 가택연금 상태로 보내고 있으며 지난 1991년에 노벨상을 받았다. 제작자 중 한 사람인 아라드는 '스파이더-맨'과 'X-맨' 등의 만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 성공한 사람. 그는 "처음에 나는 이 영화가 내 스타일의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수치 여사가 'X-맨'의 인물과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면서 "'X-맨'과 다른 것은 여사가 상상이 아닌 실제 영웅으로 그녀는 반드시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했으며 또 그것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다"고 여사를 찬양했다. 올해 말부터 제작에 들어갈 '여사'를 어디서 찍을지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미얀마의 인접국에서 찍을 경우 중국과 인도와 태국은 모두 미얀마와 각각 개별적 특수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제작진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협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버라이어티는 보도했다.
/한국일보 미주본사 편집위원ㆍ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원 hjpark@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