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으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이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 노사가 지난해 체결한 '평화유지 의무기간'의 유효성 여부를 놓고 정면충돌하고 있다. 노조가 임단협 재교섭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들어가자 사측이 곧바로 직장폐쇄를 선언해 파국 위기를 맞고 있다. 노사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큰데다 전일 열린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도 실패로 돌아가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25일 오전6시30분부터 광주공장에 이어 오전7시부터 곡성공장 파업에 들어갔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수차례 요구에도 불구하고 회사 측이 교섭에 나서지 않아 파업에 들어갔다"면서 "26일 오전6시30분까지 하루 동안 경고성 파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오후2시30분부터 공장 안 노조사무실 옆 광장에서 광주와 곡성공장 전조합원이 참석하는 가운데 집회를 갖고 사측에 대화를 촉구하는 한편 조합원들의 파업 결의를 다졌다.
노조는 그동안 ▦퇴직금 보전방안 ▦소음성 난청 판결에 따른 작업환경 개선 ▦식사교대 수당 ▦최저임금법 위반에 따른 호봉 재조정(임금체계 조정) ▦타임오프 논의 ▦2010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재교섭 등을 요구해왔다. 광주공장과 곡성공장 노조원들은 3,500여명에 이르며 평택공장 노조원들은 정상적인 근무를 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이날 오전11시부터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에 대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회사 측은 김종호 대표이사 사장 명의의 직장폐쇄 공고문을 통해 "회사가 워크아웃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불법 쟁의 행위에 따른 손실을 감당할 수 없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불가능해 공장 가동을 중지하고 직장을 폐쇄하게 됨을 알린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지난해에 노조 집행부와 맺은 평화유지 의무기간이 2년인데 노조가 이를 무시하고 새로운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노조 집행부가 바뀌었다고 전조합원들의 투표를 통해 확정된 임단협을 무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임단협을 제외한 사항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협상에 응할 용의가 있다"면서 "노조가 파업을 공식적으로 철회하면 가동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4일 조정 회의를 열고 "금호타이어 노조가 신청한 노동쟁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 규정한 노동쟁의라고 볼 수 없어 조정대상이 아니다"고 결정하면서 "노사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합의한 취지에 따라 자율적으로 협의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