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과정에서 일어난 사고가 아닌 보일러 핵심부품인 열교환기의 내구성이나 기능 결함으로 인한 과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대해 대성셀틱은 "이번 리콜은 제품의 성능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지난달 13일 대성쎌틱이 제조·판매하고 있는 순간식 가스온수기(Tankless gas water heaters)에 대한 리콜을 실시한다고 통보했다. 리콜 대상은 순간식 가스온수기(Single- and dual-purpose) 'S-라인 콘덴싱'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보일러로 판매되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 2008년 7월부터 올 8월까지 공급됐으며, 미국 2만9,000대와 캐나다 2,200대가 리콜 통보를 받았다. 이는 대성쎌틱이 북미시장에 진출 후 수출한 대부분 물량과 맞먹는 수치다.
CPSC는 "대성쎌틱의 온수기가 설치된 벽면이 불에 탔다는 4건의 피해사례와 두 차례 화재가 발생하는 등 제품 과열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40여 차례 발생해 리콜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도 온수기에 대한 사용을 즉각 중지하고 무상 수리를 반드시 받을 것을 공지했다.
이에대해 대성쎌틱은 "설치시 북미 현지 상황에 맞지 않게 된 부분이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자발적으로 리콜을 시행했다"면서 "미국 CPSC에 리콜을 요청해 이를 소비자 대상으로 알리는 수순으로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미국 현지에서 대성쎌틱의 제품을 설치해온 배관전문가 J씨는 "이번 리콜은 설치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제품의 문제가 확실하다"며 "만약 설치문제라면 왜 제조사가 부품을 보내서 제품을 수리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도 "대성셀틱의 콘덴싱을 구현하는 열교환기가 동과 알루미늄으로 돼 있기 때문에 콘덴싱 기능을 위해 불가피하게 생기는 고산도 응축수에 의해 부식된 것으로 보인다"며 "열을 전달하는 열핀 사이에 청록현상으로 인해 콘덴싱 기능과 에너지효율이 떨어지고 과열돼 화재 등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콘덴싱 제품의 배기가스는 온도가 40도 밖에 되지 않는데 단순한 설치 문제로 볼 수 없다"며 "설치 위치가 잘못됐다 하더라도 과열이 발생할 경우 안전장치가 작동해야 하는데 그것 또한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같은 논란과 관련, 대성쎌틱 관계자는 "현지 가옥의 특성상 연통이 지면에 너무 가깝게 설치돼 있거나 급배기간 간격이 너무 가까워 발생한 설치상의 문제가 맞다"며 "이번 리콜은 제품에 이상 과열이 발생할 경우 이를 위험으로부터 차단해 주기 위한 안전 부품을 추가로 설치하는 작업"이라고 반박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보일러업계가 해외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점에 터진 품질사고로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를 비롯해 해외 각지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발생한 악재"라고 향후 여파를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