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부동산시장 불황을 모른다.

증시,IT산업 침체속 유일하게 거래활발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부동산이 확실한 투자 대상이라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말부터 증시가 가라앉고 경기가 흔들거리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만은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주거지역인 샌프란시스코 등 일부 예외 지역을 제외하고 일반 주택 거래는 활기를 띠고 건물 신축도 활발하다. 정보화 기술(IT) 분야의 투자 위축과 이에 따른 수요 감소로 기업의 수익이 크게 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떨어지지 않은 것은 미국인들의 왕성한 소비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비를 버텨주는 '부의 효과(Wealth Effect)'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주택건설 경기 활성화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6일 미 정부가 발표한 7월 신규주택 물량은 계절변동요인을 감안할 경우 연간 비율로 167만2,000채로 전달보다 2.8%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2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미국 경기가 정점에 있었던 전년동기 대비 13.2% 늘어난 것이다. 미국의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금리가 내려가면서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나왔지만, 증시가 하락하면서 부동산 만큼 안전한 투자가 없다는 심리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 30년만기 모기지론(주택담보부 대출)의 고정이자율은 최근 7% 이하로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택금융의 금리도 내려가고 주택건설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주택 경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 경제의 마지막 방파제로 간주되고 있는 소비 심리가 유지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FRB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재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9년에 44.6%에서 98년에 41.6%로 9년 동안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비중은 이 기간동안 5.0%에서 11.6%로 크게 늘어났으나, 여전히 부동산에 비해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유지되는 한 미국인들은 증시 하락에 따른 부의 감소를 크게 느끼지 않고 소비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경기 활성화가 소비를 유지함으로써 기업부문의 투자가 살아나고 경기가 회복되는데까지의 시간을 벌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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