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의 대표 특산품인 '무등산수박'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생산량은 20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재배농가 역시 꾸준한 감소추세다. 품종개량과 재배방법 개선 등을 통한 상품성 향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광주 북구와 재배농민들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출하를 시작한 무등산수박은 올해 총 3,500통을 생산해 2억5,000만원의 매출을 기대되고 있다.
판매가격은 8㎏ 기준 2만원이며, 16㎏까지는 중량이 1㎏ 증가할 때마다 1만원씩 추가된다. 또 17㎏은 12만원이며 이후 무게부터는 1㎏에 2만원씩 증가한다.
추석을 즈음해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은 무등산수박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북구와 생산자조합은 9월 1~2일 축제도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무등산 중턱의 비옥한 토질에서 자라 독특한 맛과 모양으로 유명했던 무등산수박은 과거와 달리 차츰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1990년대 초반 생산량이 8,000여 통에 이르고, 생산에 참여하는 농가 역시 24농가에 이를 정도였으나, 매년 감소세를 보이며 올해는 13농가만이 참여해 3,500통을 생산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해발 300m이상의 고지대에서만 재배가 가능하고, 인삼처럼 한번 경작한 밭에서는 3년이 지나 지력이 회복되어야만 다시 재배할 수 있고, 한 포기에 1개의 과실밖에 생산되지 않는 까다로운 재배여건 등 무등산수박이 갖고 있던 이 같은 희소성이 오히려 지금은 가격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끊임없는 육종개량을 통해 당도를 높이는 일반 수박과 달리 무등산수박은 육종개량에 어려움을 겪으며 당도개선에 실패해 소비자들로부터 점차 멀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지자체의 지원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재배농가는 생산비조차 건지기가 빠듯할 정도다.
북구 관계자는 "1993년 당시 광주시의 지원금이 중단되면서 농민들이 생산을 포기한 적이 있었다"며 "구청이 나서 새로 수박농사를 시작할 농가를 찾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고 토로했다.
자칫 이대로 가다가는 무등산수박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위기가 고조되면서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등산수박의 명맥을 잇기 위한 품종개량과 함께 재배방법 개선 등을 통해 상품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연구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등산수박생산자조합 정태영 총무는 "희소성보다 소비자들은 단지 단맛으로 비교하기 때문에 이들의 기호에 맞춰 무등산수박의 육종개량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