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어린애잖아요

제6보(101~141)


백4로 회돌이치고 6으로 이은 데까지는 백의 권리가 되었고 천야오예는 우변을 큼지막하게 확보했다. 게다가 백의 선수. 백8이 놓이자 중원 일대에도 백의 발언권이 상당히 강화되었다. 여기서 백이 성큼 따라붙었다. “이젠 거의 계가권 아닐까?” 필자가 김성룡 9단에게 묻자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어림없어요. 백이 많이 따라붙었지만 여전히 흑이 압도적으로 이겨 있어요.” “그렇다면 백이 돌을 던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얘기 아닌가.” “하지만 천야오예는 여간해선 돌을 던지지 않을 겁니다.” “왜?” “어린애잖아요.” 어린애는 절망을 모르므로 포기할 줄 모르며 항복할 줄도 모른다. 흑9는 기민한 수순. 이곳을 참고도의 흑1로 막았다가는 백2, 4의 차단으로 왼쪽 흑대마가 위험하게 된다. 백18에서 22까지의 수순을 보고 웃기 잘하는 서봉수가 드디어 깔깔 웃었다. “아이고 대단한 집착이야. 그런데 함량미달의 구상이야.” 흑23으로 중앙의 백 2점이 잡혔고 실질적인 승부는 여기서 완전히 끝났다. 그러나 천야오예의 항전은 무작정 계속되었다. 백28로 젖혀서 암중모색을 하지만 이곳은 수가 날 자리가 아니다. 구리는 흑35, 41로 백스텝을 밟아 셔터를 내려 버렸다. “도대체 집 차이가 얼마나 나는 거야?” 서봉수 9단이 묻자 김성룡이 얼른 대답한다. “반면으로 25집의 차이예요.” (33…5의 왼쪽. 34, 40…28. 37…31)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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