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 총제적 부실"

여야 한목소리 지적…靑, 개선·보완 검토

여야 정치권이 28일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인 부실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이춘호 여성부, 박은경 환경부, 남주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가 낙마한 데 이어 또다시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이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는 좀더 인사 시스템이 잘 가동돼 인사문제로 국민들을 걱정시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학원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당초에 장관 몇 명도 그런 문제가 생겨 사후에 사퇴하는 사태가 있었다”며 “인사채용에 있어 아주 면밀한 사전 검사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인사검증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의 중심에는 도덕성 논란이 불거진 뒤 청와대의 사태 파악과 대응마저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데 있다. 지난 24일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 직후 박 수석과 다른 수석들의 재산 문제가 터졌을 때 당사자들의 해명에 다소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실이 이들의 해명만 믿고 제대로 스크린하지 못해 사전은 물론 사후에도 인사검증 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야권 역시 박 수석 사퇴를 정국 주도권 장악의 호재로 보고 강도 높은 공세를 취했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는 이날 “정부 여당에서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듯 정리됐다는 분위기로 나가는 것이 걱정스럽다”며 “한 사람의 사표를 받아들인 것으로 문제가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경고했다. 정치권의 성토에 청와대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인사검증에 제도적으로 한계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이미 여러 명이 구설수에 올라 사퇴한 만큼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청와대는 차제에 인사검증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ㆍ보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내의 인사파일과 같은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고 복수의 검증 시스템을 마련해 근본적인 원인을 없애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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