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0.2%성장' 해석논쟁 첨예

2분기 아직 플러스..."둔화"실업증가ㆍ수익감소..."침체" 경기 둔화(Slowdown)인가, 아니면 경기 침체(Recession)인가. 미국의 지난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율이 0.2%로 나온 후 미국 경제학계에서는 경기 해석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정통 이론에 따르면 6개월(2분기) 이상 GDP 성장율이 마이너스로 나올 때 '경기 침체'라고 정의한다. 이에 따라 현재의 경기는 부(負)의 성장을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침체가 아니며, 성장율이 둔화하는 단계라고 규정되고 있다. 미국 언론과 뉴욕 월가의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정의에 따라 경기침체라는 용어의 사용을 극히 자제한다. 미국에서는 보스턴 교외에 있는 미국 경제연구소(EBER) 내에 6명의 경제학자로 구성된 소위원회에서 경기 정점과 저점, 그리고 경기 침체 여부에 대한 견해를 발표하는데, 이 발표가 경기사이클의 공식 견해로 인정된다. 이 위원회는 아직까지 경기침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신경제(New Economy)' 질서가 구축됐기 때문에 경기 패턴이 다르게 나타나고 해석도 달리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로운 견해의 학자들은 플러스 성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업률 증가와 기업 수익 감소 등 과거 경기침체 사이클의 현상이 나타나는 현재의 상태를 '침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를 역임한 후 버클리대 교수로 있는 제닛 옐렌 교수, 세계은행(IBRD) 부총재를 지내고 컬럼비아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 등이 이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이들은 성장을 유지하며 침체 사이클의 현상이 나타나는 새로운 패턴을 일컬어 '성장 침체(Growth Recession)'라는 용어를 제시하고 있다. 옐렌 교수는 "90년대 중반에 2~2.5%의 성장율을 유지하면 고용이 늘었는데, 지금은 3~5%의 성장율이 유지하지 못할 경우 고용이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90년대 신경제가 형성되면서 1%의 노동력 증가와 2~3%의 생상성 향상을 전제로 미국의 잠재 성장율이 3~5%에 이르게 됐다"면서 "지난 1년 동안 2% 미만의 성장율을 유지하면서 실업률이 높아지고 기업 수익이 떨어진 것은 침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FBER 소장을 맡고 있는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성장 둔화' 개념의 도입을 거부하고 "생산성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침체를 피할 것"이라며 현재의 상태를 '경기둔화'라고 못박았다. 뉴욕 월가에서는 학계의 경기 해석 논쟁과 달리 경기전망을 놓고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엇갈려 있다. 낙관론자들은 ▦산업재고 감소 ▦저금리 ▦세금 환급 ▦유가 하락 등으로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는데 비해, 비관론자들은 ▦투자 위축 ▦세계 경제 악화 ▦개인부채 증가 등을 감안해 회복이 늦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