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씨티, 中에 손벌렸다가 퇴짜맞아

中정부, CDB 20억弗 자금지원계획 제동<br>'美금융가상징' 국제적 명성에 흠집 불가피



씨티, 中에 손벌렸다가 퇴짜맞아 中정부, CDB 20억弗 자금지원계획 제동'美금융가상징' 국제적 명성에 흠집 불가피 강동호 기자 eastern@sed.co.kr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동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 미국의 씨티그룹이 '지프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중국에 손을 벌렸다가 참담한 수모를 당했다. 20억달러를 빌려 달랬다가 보기좋게 딱지를 먹은 것. 이로써 미국 금융가를 상징하는 씨티그룹의 국제적 명성에 흠집이 불가피해 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은 15일 미국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 씨티그룹이 중국개발은행(CDB)으로부터 20억달러를 차입하려는 계획이 중국 정부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씨티그룹의 제의를 거절한 것은 무역흑자로 쌓인 막대한 보유외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를 놓고 중국 정부 당국간에 이견이 있기 때문으로 관측됐다. 이 같은 문제는 최근 중국투자공사(CIC)가 모건 스탠리에 50억달러를 지원하고 지분 9.9%를 확보키로 한 이후 더욱 표면화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부의 문제를 넘어 미국 정부 내부의 분위기를 연결한 해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와 의회의 일각에서는 중국 등 외국의 국부펀드가 미국의 핵심 금융기관의 지분을 목표로 하는 투자에 대해 경계심을 가져 왔다. 저널지는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지난 주말 중국 당국자간 회합이 있은 이후 씨티그룹의 자본 유치에 대한 회의론이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저널지는 그러나 중국개발은행이 씨티그룹에 대한 투자 계획 자체를 포기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중국개발은행 대변인도 투자 계획 여부와 중국내 어느 당국이 반대하는지 등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논평을 회피했다. 지난해부터 모기지 부실의 확대에 따라 아시아 및 중동계 펀드들로부터 대규모 자금 조달을 꾀하고 있는 씨티그룹은 올들어서도 세계 곳곳에서 자본 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것만도 쿠웨이트투자공사(KIA) 30억달러, 알 왈리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14억달러, 중국개발은행 20억달러 등 60억달러가 넘는다. 지난해 11월에 씨티그룹은 이미 아부다비투자청(ADIA)으로부터 75억달러의 자금을 긴급 수혈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씨티그룹은 비용절감과 자본확충을 위해 그룹내 직원 2만명에 대한 구조조정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서브프라임 부시로 인한 씨티그룹ㆍ뱅크오브아메리카(BoA)ㆍ메릴린치 등 뉴욕 월가 투자은행들의 지난해 4ㆍ4분기 대손상각 규모가 3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미 씨티그룹과 메릴린치가 중동과 싱가포르 등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13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상태지만 추가 자금수혈이 불가피하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씨티그룹이 중국과 중동 등지로부터 100억 달러 가량의 자금 수혈을 계획하고 있고 메릴린치 역시 추가 자금조달을 준비중이다. 메릴린치의 이번 분기 적자 규모는 전분기보다 45%나 늘어난 32억3,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BoA의 4ㆍ4분기 순익 역시 전분기에 비해 79%나 줄어든 10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입력시간 : 2008/01/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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