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동시장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으려면 `무노동 무임금`과 같은 룰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정리해고 요건이나, 고용승계에 대한 부담 등도 대폭 완화시킬 수 있어야 외국기업들의 한국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내 노동시장의 대립적인 노사관계와 유연성 부족이 외국인 투자유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아울러
▲보조금
▲조세
▲관세
▲산업 입지 등 핵심적인 투자 환경ㆍ제도가 모두 영국ㆍ싱가포르ㆍ중국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30일 내놓은 `외국인 투자유치제도 비교`라는 보고서를 통해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을 이룩하려면 투자 관련 제도의 전면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노사관계, 정부의 강력 개입이 필요= 전경련이 외국인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로 내세운 것은 노동시장의 비탄력성. 노사관계와 노동시장 유연성 측면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싱가포르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노동개입으로 노사관계가 매우 안정적이라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반면 우리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세계 35위에 불과하고 퇴직금 및 유급 휴가제도 등으로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 같은 경직된 노사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무노동ㆍ무임금 원칙 준수
▲정리해고 요건 완화
▲인수ㆍ합병 때 고용승계 배제 명문화
▲파견근로대상 확대
▲법정퇴직금제 폐지 및 기업연금제로의 전환
▲주휴일 유급규정 및 월차휴가제 폐지 등 휴가제도 개선
▲외국인 고용허가제 도입 유보 등을 내세웠다.
◇외국인 투자 인센티브 필요= 전경련은 우선 조세부문에서 외국과 차별화한 획기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7%로 책정된 법인세를 중국(15%) 수준으로 대폭 낮추고 36%나 되는 소득세는 싱가포르(22%)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당소득세는 중국ㆍ싱가포르처럼 비과세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 투자에 대한 법인세 감면 대상 사업에 사회간접자본, 대체에너지 시설 등을 포함시킬 것을 주문했다. 무엇보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법인세 관련규정과 예외조항을 정비하고 준조세를 대폭 정비ㆍ폐지해야 한다고 전경련은 강조했다.
산업입지제도도 외국에 비해 열악한 수준이라고 전경련은 밝혔다. 영국ㆍ싱가포르 등은 외국인 투자를 위한 임대제 활성화, 원스톱 행정서비스 등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분양제와 공영개발 위주로 초기 투자부담이 과중하고 원스톱 지원도 미비한 실정이다. 전경련은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산업용지 입주때 소요되는 부대비용을 현행 전체 분양가의 10%에서 경쟁국 수준(1% 이내)으로 대폭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 학교 설립요건 완화 및 의료기관 개설 허용 등 외국인 생활여건 개선을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