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신년특집/증권업계] 판도 대변혁...'제2도약' 기회

올해는 증권사에 있어 제2의 도약의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새로운 위기와 함께 업계간 판도변화도 예상되고 있다.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한해이다.지난해 IMF한파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던 증권사들은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수익증권 판매 등 수익원 다변화를 꾀해 큰 고비를 넘겼다. 이러한 구조조정의 효과는 올해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8회계연도 결산일인 올해 3월말에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대규모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흑자의 배경에는 구조조정보다는 지난해 연말 이후의 활황 장세로 인한 예기치 않던 수수료 수입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증시가 올해에도 활황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증권사들의 경영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면에서는 올해가 기회의 한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올해가 증권사에 순탄치만은 않은 한해가 될 것이란 전망도 지배적이다. 수수료 인하경쟁, 외국회사들의 국내 진출 가시화, 금융기관간 업무영역 파괴 가속화, 뮤추얼펀드 돌풍 가능성 등이 증권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현안으로 증권사들은 무한경쟁의 소용돌이에 내몰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대 현안은 수수료 인하경쟁 가능성이다. 증권사 대부분이 주식위탁매매 수수료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현재 상태에서 인하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수익구조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수수료 인하경쟁은 인터넷 주식매매 활성화와 올해 4월부터 디스카운터(할인)증권사 설립허용등으로 촉발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인터넷 주식매매는 증권사 입장에서 보면 인력투입이 절감되기 때문에 수수료를 인하할 여지가 많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주식위탁매매 수수료가 전체 수입의 60%에 달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경쟁이 가시화될 경우 중소형 증권사 뿐만 아니라 대형사도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지 않으면 큰 타격을 입을 게 뻔하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채권영업등 업무특화에 경영의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IMF이상의 시련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게 증권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LG증권의 윤승현(尹昇鉉)상무는 『디스카운트증권사 설립과 함께 인터넷 트레이딩 활성화로 인해 수수료 인하경쟁 가능성은 보다 크다』면서 『이럴 경우 증권업계에는 태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수수료 자유화 이후 10대 증권회사중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사를 제외한 8개사가 도산하거나 피인수됐고 소형사로 전락됐다. 또 수수료 자유화 이전인 지난 68년 650개에 이르던 뉴욕증권거래소의 회원사가 72년에는 560개사로 감소했으며 77년에는 473개사로 급감했다. 수수료 자유화가 추진중인 일본의 경우도 자유화 이후 위탁수수료가 지금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형증권사 48개사중 절반인 23개사가 도산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은행에 수익증권 판매를 허용한 것도 증권사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익증권 판매는 증권사의 수익구조 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제도적으로 허용된 은행의 수익증권 판매가 올해부터는 가시화될 것이다. 주택은행등 일부증권사들은 조만간 수익증권 판매에 돌입하게 된다. 결국 증권사들은 은행과 수익증권 판매를 둘러싸고 경쟁을 할 수 밖에 없고 이럴 경우 판매액이 감소될 수 있다. 또다른 복병은 뮤추얼펀드의 돌풍 가능성이다. 올해에도 증시 활황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뮤추얼펀드의 수익률이 높을 경우 증권사들의 고객 예탁금이 뮤추얼펀드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밖에 외국증권사들의 국내 시장잠식 가속화도 국내 증권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외국인들의 주식매매를 독점하고 있는 외국증권사중에 올해 현지법인을 설립할 증권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국내 투자자들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할 경우 국내증권사들의 위축이 예상된다. 은행부문과 같이 큰손들의 뭉칫돈은 고객정보 보호가 보다 철저한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몰릴 확률이 높다. 대우증권의 김영한(金泳翰)기획실장은 『올해는 제2의 도약의 해가 될 수도 있지만 증권업계를 둘러싼 경쟁여건으로 인해 판도변화와 함께 새로운 시련이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증시주변여건 변화에 맞춰 새로운 경영전략을 짜느라 부심하고 있다. 조직과 인력, 업무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성과급제, 연봉제도입을 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또 종합계좌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별로 차별화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정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