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건설업계 하반기 기상도 "먹구름만 잔뜩"

미분양 아파트 늘어나 자금 압박 가중<br>매매제한등 묶여 분양시장도 불투명<br>정부 미분양 대책도 기대 크게 못미쳐

지난 24일 수도권 공공택지 분양시장에서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한국토지공사가 내놓은 고양 삼송지구 택지 분양에 한 업체도 접수하지 않았던 것. 수도권에서 분양한 공공택지에 접수자가 없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양 삼송지구는 서울 은평 뉴타운과 가깝고 지하철 3호선, 통일로, 서울외곽순환도로 등을 이용할 수 있어 입지가 좋은 곳이다. 전체 12만7,375㎡ 중 임대아파트의 면적이 11만3,816㎡로 비중이 높았던 게 약점이기는 했지만 이번 청약률 ‘0’ 사태는 건설업계가 얼마나 수익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 하반기에도 건설업체들의 기상도는 대체로 흐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분양 아파트가 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다 분양가상한제ㆍ전매제한ㆍ대출규제 등으로 주택 분양시장도 급격히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공식 집계로 13만가구 안팎이지만 실제로는 20만가구가 훌쩍 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 채당 3억원씩만 잡아도 60조원에 해당하는 자금이 묶여 있는 셈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대형 건설사라고 해도 수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통되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라도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는 그나마 주택 외에 해외 플랜트로 사업으로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중소형 건설사는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발표한 미분양대책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전현식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내놓은 미분양대책은 주택보급률이 110% 수준에 이르는 지방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수도권 지역 미분양 주택 해소가 불가능하고 양도세 인하가 포함되지 않아 주택 거래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주형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도 “분양가 인하를 통한 미분양 감소는 오히려 실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업체가 신규 사업을 꺼릴 경우 주택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신규로 사업을 하려면 미분양이 해소돼야 하고 미분양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하는데 대출규제 및 세금부담이 이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삼송지구도 6월에 택지 분양을 마치고 오는 2009년부터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이 틀어지게 됐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2004년 이후 서울에서 아파트 공급이 급감하면서 최근 소형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며 “신규 공급이 늘지 않을 경우 또 다시 집값 상승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