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공기업 CEO 누가 옷 벗나" 촉각

기관장 300여명 재신임 본격화…일부선 "교체대상 200여명"<br>산업銀 총재 후보로 이팔성·이우철씨등 거론<br>신임 사장 선출 최소 한달반…공백 사태 우려도


300여명에 이르는 공기업 기관장의 재신임이 본격화하면서 살생부 명단에 누가 포함되느냐가 관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교체 검토 대상자가 200여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임 사장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최소 한달 반 정도 소요되는데다 임시국회가 오는 25일부터 5월24일까지 열려 정치쟁점화할 경우 적잖은 기간 동안 ‘최고경영자(CEO) 공백’ 사태를 맞게 될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22일로 예정된 공기업의 기관장을 뽑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정례회의가 CEO 일괄 교체를 반대하는 민간 위원들의 반발로 무기 연기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CEO 교체를 놓고 잡음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와 정치권 압력 강도가 물갈이 폭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공기업에 부는 CEO 사표바람=산하 기관이 가장 많은 지식경제부의 경우 주요 공기업 사장들이 거의 모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재훈 지경부 제2차관은 “에너지공기업 사장들이 대부분 사표를 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공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를 비롯, 이철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등이 정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들 외에도 김규복 기술보증기금 이사장과 한이헌 신용보증기금 이사장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확인되지는 않고 있으나 박대동 예금보험공사 사장도 사의를 표명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늦어도 이번주까지 산하 금융공기업 기관장 전원을 대상으로 사표를 받을 예정이다. 현재 에너지ㆍ금융공기업 등을 포함해 사의를 표명한 공기업 CEO 규모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300여개에 이르는 정부 공기업 CEO 중 거의 대다수가 재신임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CEO 교체는, 그리고 생존자는=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에 의해 CEO를 선임하게 돼 있다. 우선 외부 사외이사 등으로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된다. 사의를 표명한 공기업 중에서 임추위가 구성됐다면 CEO 교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임추위가 구성되면 통상 2주일가량 후보자 접수를 받는다. 임추위는 세 배수로 후보자를 압축,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올리게 되고 운영위원회가 최종 심의ㆍ의결한다. 그런 다음 주무기관장의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선임하는 절차를 밟는다. 단 우리금융지주처럼 주식회사일 경우 대통령 선임 이전에 주주총회 절차를 거친다. 우선 재신임을 통해 유임으로 결정 나면 별다른 발표 없이 그대로 직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공기업의 경우 예보와 캠코는 유임이 유력시되는 분위기지만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그 외 금융공기업은 교체가 유력시되고 있다. 벌써부터 산은 총재 후보로 이팔성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 이우철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은의 경우 해외 투자은행(IB) 인사 영입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에너지공기업 등도 적잖은 물갈이가 예상된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산하 공기업 중 상당수가 CEO 교체가 예상된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폭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다른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등 다른 공기업 CEO도 대폭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과거 정권의 코드인사 여부, 전문성, 잔여 임기 등을 기준으로 선별적으로 재신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CEO 일괄 교체가 (청와대의) 주도하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예측이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22일로 예정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민간 위원들의 반발로 무기 연기되는 등 일괄 교체 반대 여론도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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