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관 한국형헤지펀드로 눈돌린다

채권 위주 투자 손실에 대안 투자처로 떠올라<br>증권·보험사 등 자금 몰려 설정액 1조5,000억 육박


한국형헤지펀드가 채권 중심으로 고유자금을 굴리던 법인들의 대안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공제회 등 대형 기관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신규펀드 설정에 법인 자금까지 가세하면서 한국형헤지펀드의 설정액이 연내 2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한국형헤지펀드 26개의 전체 설정액은 1조4,745억원으로, 연초 1조원 수준에서 30% 넘게 규모가 커졌다. 한 때 한 펀드에서 계열사 자금 2,000억원이 빠져나가며 설정액이 8,600억원 대로 줄어든 3월 말과 비교하면 70% 증가한 수치다.


설정액 증가의 일등 공신은 무엇보다도 큰손인 기관과 법인의 투자확대. 행정공제회와 교직원공제회가 한국형헤지펀드에 자금을 집행한 가운데, 미온적 반응을 보이던 법인들도 올해 들어서는 투자처 부재 속에 헤지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채권 위주로 고유자금을 굴리던 증권사나 보험사 등이 저금리와 금리 상승에 따른 손실을 키우면서 헤지펀드가 대안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자산운용의 1호 헤지펀드인 '삼성 H클럽 Equity Hedge'는 최근 2개 법인의 투자로 설정액이 400억원 늘었다. 투자금 추가로 이 펀드의 설정액은 2,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로써 한국형헤지펀드에서 설정액 2,000억원 이상이 펀드는 이 펀드와 브레인자산운용의 백두, 태백 등 3개로 늘어났다.


브레인자산운용의 한국형 헤지펀드로도 법인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브레인이 지난해 9월 헤지펀드 1호 '백두'를 론칭할 당시 증권사 3~4곳이 최대 100억원까지 고유자금을 투자했다. 브레인 관계자는 "최근에도 증권사 1~2곳이 고유 자금을 투자 하고 싶다고 의사를 전달해 왔다"며 "얼마 전에는 2호 헤지펀드인 태백으로도 보험사 자금 200억원 가량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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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헤지펀드 '탑건'을 출시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트러스톤자산운용도 이미 보험사 4~5곳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증권사들도 꾸준히 문의를 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수익률이 개선되고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내는 펀드들이 늘어나는 점도 큰손들의 생각 변화를 이끄는 요인이다. 연초 후 국내주식형 헤지펀드 중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H클럽 멀티스트레티지(10.40%), 해외주식형에서는 신한BNPP운용의 명장 Asia ex-Japan 주식롱숏(10.53%)이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다. 채권형 헤지펀드 중에서는 삼성H클럽 토탈리턴이 5.64%로 선전했다. 설정 후 누적수익률로는 브레인 백두(22.82%), 삼성H클럽 Equity Hedge(16.47%), 삼성H클럽 멀티스트레티지(14.61%), 삼성H클럽 오퍼튜니티(13.60%), 미래에셋맵스스마트Q 오퍼튜니티(8.51%) 등이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한편 큰손들의 관심과 투자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무르익으면서 대우증권은 9월 초 기관과 법인들을 초청해 헤지펀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세미나에는 K2 어드바이저, 할사이언, 마샬웨이스, 밀레니엄, IPM 등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사와 프라임브로커 사업을 하고 있는 영국 대형은행 바클레이즈 등 소속 전문가들이 참여해 헤지펀드 시장 전망과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한 조언 등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삼성ㆍ브레인ㆍ트러스톤 자산운용이 참여하는 한국형헤지펀드 현황 및 전망에 대한 패널 토론도 진행된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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