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존 리 코리아펀드 이사] "한국증시 저평가 매력 커"
외국인 적대적 M&A도 활발해질듯
존 리 코리아펀드 이사
“한국의 상장회사들은 수익성과 미래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만큼 국내 기업간은 물론 외국인투자가들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상으로 주목받을 전망입니다. 무엇보다 한국 주식시장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홍콩ㆍ싱가포르 등 경쟁국에 비해 주가수익률(PER)을 포함한 기업가치가 낮아 아주 매력적입니다.”
뉴욕 월가의 도이치자산운영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코리아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존 리(사진) 이사는 21일(현지시각) 맨해튼 코리아소사이어티 투자설명회에서 지난 2000년 22%에 지나지 않았던 외국인의 한국시장 주식투자비중이 45%에 근접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시장이 그만큼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고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하고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시장을 향한 외국인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해질 것이고 이에 따라 적대적 M&A도 활발히 전개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일부에서는 이를 국부유출이라고 우려하고 있지만 M&A를 통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은 기업체질 강화는 물론 소액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된다”며 전혀 걱정할 사항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삼성전자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존 리 이사는 아시아 국가 중 한국주식시장만큼 매력적인 곳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 근거로 ▶한국의 PER는 6.3배로 홍콩ㆍ싱가포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 ▶시중금리를 초과하는 배당금 지급▶기업지배구조 개선 ▶중국 경제 성장효과 ▶높은 교육수준 ▶인터넷ㆍ반도체 등의 성장엔진 ▶기업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가들의 시장참여 활발 등을 들었다.
그는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도 저평가돼 있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기업들에 대한 리서치와 연구가 활발하지 않아 기업가치가 제대로 산정되지 않은 중소형주들”이라며 “온라인게임과 반도체 관련 업종, 지방은행, 지방 백화점, 소형 철강회사, 쓰레기 관리기업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월가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한국의 노동시장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임금상승률은 8%이지만 노동생산성은 14%에 달하며 전체 근로자 중 노조가입비율도 87년 18%에서 12%로 떨어지는 등 노동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존 리 이사는 주식시장 저평가와 매수기반 확대 등을 이유로 한국주식시장을 희망적으로 전망하면서도 북한 핵문제, 정부의 개혁피로증후군, 중국 경제 성장둔화에 따른 리스크 등은 위험요소로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서정명 특파원 vicsjm@sed.co.kr
입력시간 : 2004-10-22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