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0대 그룹 소속 69개사(12월 결산법인)의 2012년도 유보율이 1,441.7%에 달했다.
유보율이란 잉여금을 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유보율이 높으면 재무구조가 우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기업들이 돈을 벌고 있지만 그만큼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지 않아 고용이 등의 분야로 돈이 흘러 들어가고 있지 않다는 부정적인 뜻으로도 풀이된다.
10대 그룹 소속 상장사의 자본금은 2008년말에 28조1,100억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25조4,960억원으로 10.3% 증가했지만 잉여금은 같은 기간 235조5,589억원에서 405조2,484억원으로 72.0%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유보율도 923.9%에서 4년새 517.8%포인트나 크게 늘었다.
그룹별로는 롯데그룹이 1만4,20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SK(5,925%), 포스코(2,410%), 삼성(2,276%), 현대중공업(2,178%), 현대차(2,08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유보율이 낮은 축에 속하는 한화(568%)와 한진(589%) 등도 500%를 넘었다.
전체 상장사 656개사의 유보율도 평균 892.6%로 나타나 2008년말(712.9%) 보다 179.7%포인트나 높아졌다.
유보율이 2,000%를 넘는 기업은 총 127개(19.3%)로 5개 중 한 개 꼴이었고, 1만%가 넘는 기업도 10곳이나 됐다.
개별기업으로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4만5,370%로 가장 높았고 태광산업과 SK텔레콤,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은 2만~3만%대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도 1만2,224%의 유보율을 기록했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거시분석실장은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면 한국경제의 중장기 성장 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대기업들이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인 만큼 적극적인 새 성장동력 찾기에 나서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