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일부 부처에서 조직개편으로 발생한 유휴인력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편법으로 관리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유휴인력을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교육시킬 수 있도록 6개월, 1년 코스를 만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이 온정주의에 빠져 적당히 해보려는 것은 새 정부의 ‘작은 정부’ 방침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부조직개편 과정에서 일부 부처가 편법을 동원하며 조직변화에 수동적인 태도를 보인 데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하며 관료사회의 개혁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기아차 파업사태’를 거론하며 불법파업 엄단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티타임 도중 이영희 노동부 장관을 찾아 “기아차가 파업한다는데 어떻게 됐느냐”고 물은 이 대통령은 “파업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보고를 들은 뒤 “법무부 장관이 바쁠 뻔했는데 다행”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노조가 파업을 강행했을 경우 법 집행을 맡은 법무부 장관이 나서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불법파업에는 법에 따라 강력히 대처하라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 파업에 가담한 알리안츠생명 지점장들 문제와 관련해 이 장관이 “알리안츠생명 성과급 문제로 800명이 파업하고 있다. 이들은 지점장이어서 노동조합에 가입되지 않는 대상”이라고 말하자 “법적으로 대상이 되지 않더라도 설득시켜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서민을 위해 이뤄진 게 미흡하다”며 ▦자영업자 소액대출 ▦농협의 농기계 임대사업 ▦비정규직 고용보험 가입 등 서민대책 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너무 어려운 게 많다”며 여당 내 공천파동, 연이은 흉악범죄 등으로 뒤숭숭한 시국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민생이 어려운데 선거가 막 시작됐다”며 “이번 선거에서 각 부처가 철저한 중립 입장을 취해주기 바라며 역대 어느 선거보다 공명한 선거가 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