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J, 기획상품 '햇반 3+1'납품 일시중단 해프닝

대형마트-제조업체 기싸움 치열해질듯<br>연중할인 지속땐 납품업체 역마진으로 공급중단 불가피<br>중소상인 "납품가 다를땐 불매운동 불사" 강경대응 별러


대형마트의 가격인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대형마트와 제조업체 간의 기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대형마트의 할인 경쟁이 지속될 경우 납품업체가 그 피해를 떠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대형마트 간 가격경쟁에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중소상인들은 제조업체들이 대형마트와 같은 가격대에 납품을 해주지 않으면 불매운동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보여 대형마트 간 가격인하 경쟁이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제조업체 "마트 할인 길어지면 못 견뎌"= CJ제일제당은 19일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CJ햇반 3+1' 기획상품 공급 문제를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CJ제일제당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햇반 기획상품 공급 물량이 모두 소진된데다 대형마트 간 할인 경쟁으로 가격 구조가 왜곡됐다며 이 상품의 공급을 잠정 중단한다는 입장이었다. 이 상품은 원래 대형마트에서 3,200원에 판매됐었지만 이마트가 지난 7일 가격 인하를 선언하며 2,980원으로 가격을 낮췄고 이후 마트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재는 2,400원대까지 내려간 상태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이날 오후 들어 "기획상품의 추가 공급 여부는 이마트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CJ제일제당의 기획상품 납품 중단은 일단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듯 하지만 대형마트의 할인 경쟁에 가슴을 졸이던 제조업체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이번 할인행사를 준비하면서 제조업체들에게 납품물량을 늘려주는 대신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한 상태다. 하지만 과거처럼 할인행사가 2주~1달 정도에 그치지 않고 대형마트의 공언대로 한달 이상, 또는 연중 행사로 이어질 경우 제조업체들의 피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아직 대형마트에서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할인이 장기화할 경우 대형마트의 납품가격 인하 요구가 나올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식품업체 관계자도 "할인행사가 길어지면 대형마트의 납품가격 인하 요구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제조업체 마진이 마지노선 이하로 내려갈 경우 대형마트에 재품 공급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마트에 할인 상품을 납품하는 한 식품업체의 경우 할인행사 기간이 한달을 넘으면 역마진이 발생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결국 대형마트의 할인행사 기간이 한달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손실을 떠안지 않으려는 납품업체들의 대응이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중소상인 반발도 확산=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의 지나친 가격 경쟁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출점 강행에 대해 중소상인단체들이 강경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경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이날 "대형마트들의 지나친 가격경쟁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제조업체들이 대형마트와 똑같은 가격으로 (우리에게) 납품을 하지 않으면 불매운동 등 실력행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최근 대형마트들의 가격 경쟁에는 납품가를 낮춰서 공급하는 제조업체들의 책임도 크다"며 "중소 상인들에게는 공동구매를 해도 그 가격에 물건을 공급하지 않고 윽박지르면서 대형마트들에게만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낮은 납품가로 맞춰주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이 같은 가격 역차별에 대한 항의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회는 이 같은 사안과 관련해 이날 비상 회장단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한데 이어 오는 25일 전국 소상공인 단체를 소집해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한편 실제 대형마트들의 가격 경쟁으로 인해 전통시장을 비롯한 영세상인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발산동 송화시장의 조덕준 상인회장은 "현재 시장 주위에 들어선 대형마트 3곳이 최저가 납품에 집중하는 바람에 상인들의 타격이 크다"며 "시장 안에 있는 개인 운영 슈퍼마켓의 경우 작년보다 20~30%나 매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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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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