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류업계에 때 아닌 `첩보전(?)`이 벌여져 눈길을 끈다.
화제의 업체는 국내 물류 전문기업인 KGB㈜와 ㈜CIA로 각각 구소련과 미국 정보기관의 이름과 회사명이 같아 업계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
11일 업계에 따르면 KGB㈜는 구소련이 국가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운영했던 비밀 경찰 및 첩보 조직인 KGB와 회사 명이 같다. 이 업체는 지난 86년 고려통운으로 상호를 바꾼 이후 92년부터 회사 이름을 `고려 골든 박스`의 영문 이니셜을 따와 KGB로 사명을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 KGB는 당초 이삿짐 배달 업체로 물류 시장에 진출했으나, 사업 확장을 거듭해 현재는 종합물류 그룹으로 성장한 중견업체다.
㈜CIA도 경쟁 업체인 KGB㈜와 비슷한 사례. ㈜CIA는 기업이사 전문기업인 ㈜천일안으로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회사명의 영문 이니셜을 사용해 ㈜CIA로 바꾸게 된 것이다.
CIA는 미국 중앙정보국으로 지난 47년 설립된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 기관으로 해외 정보수집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대표적인 첩보기관이다.
업계 관계자는 “냉전 시대에 미국과 구소련의 대표적인 첩보기관과 같은 이름을 갖고 있는 물류업체가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어 흥미롭다”며 “두 업체 모두 내실 있는 물류업체로 성장하고 있어 `이름값`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