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5자회담 타결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타결이 한국의 신용등급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무디스의 한 관계자는 “이번 6자회담 타결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큰 돌파구를 열게 됐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밝힌 뒤 “(신용등급 상향 여부의 결정을 위해) 향후 몇 달간 협상 진행 결과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같은 평가는 토머스 번 무디스 국가신용팀 국장을 포함한 대표단이 방한, 한국정부와 연례협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무디스 대표단은 최근 북한 개성공단을 방문해 생산현장을 둘러봤으며 한국노총을 찾아가 노사관계에 대해 견해를 나누기도 했다.
무디스는 지난해 4월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의 신용등급은 지난 2002년 이후 줄곧 ‘A3’ 등급을 유지해오고 있다.
이에 앞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존 체임버스 이사는 “일단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한다”며 “북한의 체제붕괴 우려와 북미간 대결구도 완화 등 한반도 리스크가 줄어든 것은 한국 경제에 분명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제 첫 단추를 끼운 것에 불과하다”며 “향후 추가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입장이 돌변할 가능성도 있고 북한이 합의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위험도 상존해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도 함께 내비쳤다. 피치 역시 한국의 신용등급 조정 관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피치의 아이링 얌 아시아 국가신용등급 담당 이사는 “조만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혹은 등급전망 조정에 관한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며 “현재 상황을 평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북핵 문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신용등급 상향의 가장 큰 걸림돌로 인식하고 있던 점에 비춰 이번 6자회담 타결은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하지만 이들 기관은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94년 제네바합의 때와 같이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신중한 입장 역시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 등급상향까지 이어지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