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딜러들이 보는 정부 환관리능력

"과거보다 개입여력 약해져 환율보다 금리에 무게둔듯"

“과거보다 시장 친화적으로 변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정부의 환관리 능력에 대해 시중은행 딜러들은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환율보다는 금리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어 과거보다 개입여력이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어차피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기록하는 등 외환공급은 밀려드는 반면 수요는 절대적으로 부족해 수급 자체가 불안정한 상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정부의 환율방어 능력이 매우 제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의 수급이 취약한 상황에서 환율과 금리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힘든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대외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환율은 급락을 제어하는 수준에서 조절하되 적극적으로 저금리 기조를 유지시켜 내수부양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최근 환율 급락세에도 불구, 당국 개입이 그렇게 강하지 않은데다 환시채 발행도 자제하는 것을 보면 금리관리만 잘하면 경제운용에 무리가 없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은 구두개입 등을 통해 안정시키는 정도에 그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딜러들은 지난해 10월 재정경제부에서 한국은행으로 환율주도권이 넘어오면서 정부의 시장개입 패턴도 과거보다 훨씬 유연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류현정 한국시티은행 부부장은 “외환시장의 수요 자체가 취약한 상황이어서 개입한 물량을 처리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지난해 11월에 급락을 경험한 뒤부터 특정 레벨을 고집하지 않고 비교적 시장 참가자 입장에서는 균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환율정책이 몇 개월 사이 정반대로 바뀌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높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지난해까지 1,145원대를 방어하기 위해 선행적으로 취하던 조치들이 이제는 바닥을 확인한 뒤 들어오는 식으로 변했다”며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것은 좋지만 일관성 문제는 남는다”고 말했다. 반면에 한은은 외환 운용능력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한은은 지난 2001년부터 국제통화기금(IMF)과 투자은행 2곳에서 실시한 외환운용에 대한 컨설팅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는 것. 당시 IMF가 지적한 리스크 관리와 성과분석 시스템 구축 등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한은 내에 외자관리실을 별도로 만들었다. 추흥식 한은 팀장은 “전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한은의 외화운용 메커니즘이 뒤지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수익성과 안정성 제고를 위해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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