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게임개발자도 중국行러시 "비상"

올해만 100명넘어… 수출전선 타격 우려<br>계약후엔 기술만 뺏기고 퇴사 당해 '충격'

최근 휴대폰, 자동차 설계 등 첨단기술의 중국유출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위상을 자랑하는 온라인게임 기술인력마저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국내 온라인게임의 경우 중국이 전세계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게임개발자들이 잇달아 중국으로 건너갈 경우 장기적으로 수출전선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1일 온라인게임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중국의 게임회사가 우후죽순 격으로 설립되면서 중국행을 택한 국내 주요 개발자들의 수가 최소 100여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에서는 게임이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업체가 잇따라 설립돼 국내외 게임개발인력 충원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실제 중국의 정보기술(IT) 조사업체인 i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게임업체는 올 상반기까지만도 80여개로 6,0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의 38개 업체, 3,000여명에 비하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그 증가세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국내 게임개발자들이 중국으로 이직하는 방식은 우선 중국 현지업체나 국내 개발사와 합작한 회사, 또는 일본이나 미국ㆍ유럽 등지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개발사 등 다양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중국 현지업체에 스카우트 형식으로 건너간 일부 개발자들의 경우 일단 계약을 하고 나면 약속했던 연봉을 깎이거나 핵심 개발기술만 뺏기고 퇴사를 당하기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의 한 관계자는 “협회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결과 올초부터 중국행을 택한 개발자들의 수가 100여명을 넘어서고 있다”며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일부 개발자들이 중국에서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국내의 한 유명 게임개발자도 “요즘 주변에서 중국으로 건너가는 친구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며 “중국이 온라인게임의 신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고 현지업체들이 지금보다 2배에 가까운 스카우트 비용을 제시하면 거부하기 힘든 점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국내의 주요 게임개발자들이 잇따라 중국행을 택하면서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게임인력 유출로 인한 수급문제와 함께 중국의 급격한 게임기술 추격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국내 게임업계의 경우 2,800여개 사에 2만7,000여명의 개발자(게임업계 종사자는 4만여명)가 활동 중이다. 하지만 대작 게임의 경우 보통 100여명이 개발자가 필요한 것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수치도 넉넉하지 않는다는 게 게임업계의 설명이다. 한편 국내 정보기관도 국내 온라인게임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해 핵심 개발자들의 신상을 파악, 이직 등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주요 경력을 가진 게임개발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더구나 이들이 중국업체 등으로 유입되면 장기적으로 경쟁관계가 구축되면서 국내 게임경쟁력이 약화될 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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