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건설업체들의 업체.지역 및 부문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드러났다.25일 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외환위기 이후 건설경영의 성패요인'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9년 이후 시공능력 상위 50개 건설업체의 수주실적은 계속 증가세를 보인 반면 51-500위권 업체들의 경우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50대 건설업체가 전체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8년 전체의42.4%에서 99년 44.1%, 2000년 45.0%로 각각 높아진 반면 나머지 업체들이 차지하는비중은 58.6%에서 55.0%로 낮아져 업체별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풀이됐다.
업체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최근 과열현상까지 빚고 있는 주택시장에서 더욱뚜렷하게 드러났다.
주택시장 전체 수주액에서 상위 5개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6년 45.06%였던 것이 해마다 상승, 99년에는 무려 76.30%로 96년보다 3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지역별 양극화 현상도 갈수록 심해져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건설수주액은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수주액의 94.7%에 달했으나 지방의 경우 62.7%에 불과, 비수도권의 건설경기 회복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사 종류별로도 지난해 주거용 건축수주액은 23조7천억원으로 이미 97년 수준(23조6천억원)을 넘어섰지만 향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결정하는 토목수주는97년의 76.9% 수준에 그쳤다.
건산연 현준식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경영안정성이나 브랜드를 포함한 마케팅 등의 요인이 중요해지면서 업체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면서 "질적 경영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 이러한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기자[TODAYTOP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