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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6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구제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글로벌투자콘퍼런스에서 "ECB는 위임받은 권한 내에서 유로를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나를 믿어달라, 조치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경제에 대한 우려로 이들 국가의 국채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ECB에 대한 시장개입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특히 ECB는 다음달 2일 금융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있어 드라기 총재의 이번 발언은 조만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매입, 장기대출 프로그램 재가동, 금리인하 등의 강력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드라기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오면서 이날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금리는 하락했으며 양 국가의 증시는 4% 안팎으로 크게 반등했다. 지난 22일 7.6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스페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6%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유로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ECB의 조치는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유니크레디트 글로벌 리서치의 유로존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르코 발리는 "이는 ECB가 책임을 다 할 것임을 시장에 보여주는 매우 분명하고 강력한 발언"이라면서 "그러나 ECB는 각국 정부들이 먼저 나서기를 원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