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자산을 늘리기 위한 증권사들의 각종 사내독려운동(캠페인)에 직원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자산관리시장 선점을 놓고 지난해말부터 불붙기 시작한 증권사간 자산증대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직원 개개인에게 지워지는 부담도 나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우리증권 통합과 함께 지난달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자산증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이 운동은 이달까지 두달간 총 2조원의 자산 증대를 목표로하고 있다. 유치 대상 자산은 주식 뿐 아니라 채권, 적립식펀드 등 각종 금융상품이모두 포함된다.
140여개 지점에는 평균적으로 지점당 120억원 정도의 자산 유치 목표액이 부과됐으며 리서치센터를 포함한 본사 직원들에도 인당 평균 5천만원 정도의 할당액이주어졌다.
통합 이전인 지난해말 LG투자증권의 자산증대 캠페인의 목표액이 5천억원 정도였던 점을 고려할 때 강도가 매우 높아진 셈이다. 본사 직원들의 할당액도 이전에비해 2배 이상으로 뛰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지난 2~4월 3개월간의 자산증대 캠페인을 통해 1조5천억원 정도 자산을 불린데 이어 오는 6월까지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적립식펀드 판매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1인당 최소 유치 목표 월납액은 360만원. 월 10만원 불입의 적립식 펀드라면 36계좌, 최소 불입액인 5만원짜리 계좌라면 72계좌를 가입시켜야한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경우 역시 지난해 본사 직원들에게 10계좌를 유치하도록 독려했던 것과 비교해 할당액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10~11월 두달간 캠페인을 통해 3조원의 자산을 늘렸던 삼성증권도 현재본사 임직원들이 프라이빗뱅킹(PB)지점에 고객을 소개시켜주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6월말까지 계속되는 이 캠페인 기간에 과장급의 경우 10명 정도의 고객을 지점과 연결시켜야 한다.
이에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올 3월까지 캠페인을 펼쳐 목표치1조7천억원을 크게 웃도는 2조원 이상의 자산을 키웠다.
증권사측은 대체로 향후 타증권사, 은행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단 자산과 고객 기반을 최대한 늘려놓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내 캠페인을 통한 치열한 자산유치 경쟁은 암묵적으로 증권사 전 직원을 영업일선으로 내모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우리증권처럼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의 여지가 남아있는 처지에 놓인 직원들로서는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어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형편이다.
한 증권사 직원은 "할당액이 예년에 비해 갑자기 커져 막막한 상태"라면서 "특히 적립식 펀드의 경우 최근과 같은 침체장에서는 유치가 결코 쉽지 않다"고 고충을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