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학가 명강의 열전] (1) 김찬주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

질의응답식 수업… 호기심·재미 절로<br>주2회 수업위해 4일 꼬박 준비 간이실험·PPT 통해 쉽게 설명<br>폐강 위기서 인기 강의로 거듭 "학생들 많이 배워가게 만들것"

김찬주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가 '현대물리 학과 인간사고의 변혁'이라는 교양수업에서한 학생의 질문에 웃으며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이화여대

SetSectionName(); [대학가 명강의 열전] (1) 김찬주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 질의응답식 수업… 호기심·재미 절로주2회 수업위해 4일 꼬박 준비 간이실험·PPT 통해 쉽게 설명폐강 위기서 인기 강의로 거듭 "학생들 많이 배워가게 만들것"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김찬주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가 '현대물리 학과 인간사고의 변혁'이라는 교양수업에서한 학생의 질문에 웃으며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이화여대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극심한 취업난 및 학령인구 감소 추세 속에 '좋은 대학'을 가르는 척도가 어느덧 '취업률'이나 '고급 학습시설'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더라도 '양질의 교육으로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라는 것은 학교와 학생 사이에 이견이 없는 만고불변의 진리다. 서울경제신문은 양질의 강의로 학교와 학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우수 강의 교수를 찾아 소개하고 그들의 수업법과 좋은 강의에 대한 철학을 들어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김찬주(44)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의 강의에는 친절함이 묻어 있다. 매주 월ㆍ목요일 진행되는 교양강의인 '현대물리학과 인간사고의 변혁' 시간은 수업의 3분의1가량이 질의응답으로 채워진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이어지는 학생들의 질문에 김 교수는 직접 그림까지 그려가며 학생 한명 한명의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이재연(섬유예술학과3)씨는 "수업 내용 중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간이실험이나 파워포인트(PPT) 등을 이용한 쉬운 설명 덕에 집중이 잘 된다"며 "학생들의 질문에 늘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셔서 학생들 사이에서 '추천 강의'가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강력 추천 및 평가 덕에 김 교수는 이대가 선정하는 '2007년 강의우수교원' 및 '2009년 우수e클래스 교수'가 됐다. ◇폐강 위기에서 인기강의로 거듭나=지금은 수강인원을 제한해야 할 정도가 됐지만 김 교수의 강의는 한때 폐강위기에 처했다. 지난 2005년 1학기에 처음 강의했을 때 수강신청을 한 학생은 29명에 불과했다. 당시 학교의 폐강기준 인원은 30명. 2년 동안 개설이 되지 않은 과목이라 학생들에게 생소했고 과목명마저 부담스러워 수업을 듣기도 전에 겁을 먹는 학생이 많았다. 다행히 첫 강의 이후 '괜찮더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최종 수강생이 33명으로 늘어 간신히 폐강을 면했다. 이때부터 김교수의 '피나는' 강의 준비가 시작됐다. 한 주 2회(각각 75분)의 강의를 위해 꼬박 4일을 투자했다. 학생들이 강의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플래시와 동영상을 직접 만들거나 인터넷을 뒤져 PPT 자료로 활용하고 사이버 캠퍼스에 올라오는 수업과 관련한 질문은 12시간 안에 무조건 답글을 달았다. 이 같은 노력 속에서 용어부터 어려운 '뉴턴의 운동법칙과 만유인력의 법칙' 강의가 '그 사과는 왜 특별한가'라는 강의로, '엔트로피, 혼돈이론'이라는 머리 아픈 수업이 '로또와 나비효과'라는 제목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강의로 재탄생했고 수강생 수도 점차 불어났다. 다음 학기 같은 강의의 수강생은 133명으로 4배나 늘었고 2008년 1학기 이후부터는 매 학기 각각 275명, 290명, 306명으로 수강생이 폭증했다. ◇약점 커버 위해 철저한 수업 준비=김 교수는 이 같은 철저한 강의 준비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는 "말주변도 없고 학생과 골고루 시선을 교환하는 것에도 익숙하지 못한 편"이라며 "실제로 강의를 하기 위해 앞에 서면 다른 생각이 나지 않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히 해가지 않으면 아무 얘기도 못한다"고 '비밀(?)'을 털어놓았다. 이어 "강의 기술이 뛰어나지 않다 보니 이를 극복하기 위해 PPT도 열심히 만들었고 사이버 캠퍼스에 열심히 답변을 달아줬다"며 "결국 강의에 대한 관심과 투자, 학생들에 대한 이해가 좋은 평가로 이어진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은 '우수 교수'라는 수식어가 붙는 김 교수지만 여전히 첫 강의 때 효율적인 강의를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다. 간단한 수강이유와 수강을 통해 얻고 싶은 것, 용어 이해 정도를 사전에 물어 수업 내용이나 난이도를 조율한다. 설문 내용 중에서는 물리학 용어를 테스트하는 재치 있는 객관식 문제가 눈에 띈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아느냐'는 질문의 보기가 '안다(고 생각한다)' '잘은 모르겠지만 대강은 안다(고 생각한다)' '들어는 봤지만 뭔지는' '중학교 때의 쓰라린 기억을 되살리지 말라ㅠㅠ' 같은 식으로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수업에 지레 겁먹은 학생들에게 호기심과 재미를 심어준다. '좋은 교수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을 짓는다. 한참을 생각하던 그는 "개인적으로 교육은 서비스업이고 학생은 고객이요, 교수는 학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본다"며 "교수는 권위보다는 고객 입장에서 어떤 것이 좋은 강의인가를 생각해야 하고 학생이 최종적으로 많이 배워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찬주 교수는… 김찬주 교수는 지난 1988년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서울대 물리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5~2001년 미국 뉴욕시립대(The City College of the City University of New York), 서울대 이론물리학 연구센터(CTP), 한국 고등과학원(Korea Institute for Advanced Study)에서 연구원을 지냈다. 2001~2002년에는 서울대 물리학과 BK21 물리연구단에서 연구 조교수로도 활동했다. 이화여대에는 2002년 물리학과 조교수로 부임해 2006년부터 현재까지 이 학교 부교수로 지내며 학부 및 대학원에서 '현대물리학과 인간사고의 변혁' '원자핵 및 입자물리학' '고전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2008~2009년에는 한국 고등과학원 방문교수로 활동했고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오늘의 과학' 코너에 글을 연재하고 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