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일정상회담] 미, 아주위기 해소 '일 역할' 독려

20일 도쿄(東京)에서 열릴 미일 정상회담은 아시아 경제위기 극복방안과 무역자유화, 극동지역 안보문제 등 세가지 현안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방문은 클린턴 대통령이 세계 경제위기의 진앙지인 아시아를 방문, 섹스 스캔들로 구겨진 지구촌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되찾아 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또 클린턴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는 아시아 경제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이 여파로 미국경제가 침체기미를 보이고 있어 미국으로서도 아시아 경제회복이 더이상 강건너 불구경할 사안이 아니라는 인식이 내재돼 있다. 클린턴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순방 최대 목적은 「일본 내몰기」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임하는 클린턴대통령의 속셈이지만 일본측의 방어논리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본은 24조엔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내놓았고 또 아시아 지원기금이라는 카드를 이미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경기부양책과 아시아 경제위기= 날로 늘어만 가는 경상적자에 고민하는 미국으로서는 팔기만 할 뿐 사지는 않는 만년 흑자국 일본에 대해 불만이 가득하다. 특히 클린턴 대통령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하지않고 있는 일본의 소극적인 태도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게 분명하다. 미일 양국은 17~18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아시아 지원 기금 마련 등 아시아 경제위기국 지원방안에 대한 협조체제 구축에 합의한 만큼 클린턴 대통령은 오부치총리에게 일본 경제회복을 위한 보다 확실한 조치 마련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회생 없이는 위기에 처한 아시아 경제를 구할 수 없다는 게 미국측 시각이기 때문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순방에 앞서 『일본은 자국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일본의 경기회복은 경제위기에 처한 아시아의 안정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도 이와 관련,『클린턴 대통령은 오부치 총리가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제시해 주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또 다른 중요현안은 엔화 안정문제다. 엔화의 안정없이는 아시아의 소비진작도 금융기관의 신용경색 해소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엔화 안정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무역자유화=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뜨거운 현안으로 등장할 사안이다. 지난 주 APEC 실무회의에서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한 일본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분노를 표시했기 때문이다. 샬린 바셰프스키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3일 일본의 임·수산물 관세철폐 불가방침과 관련, 『일본에 대해 점차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고 밝힐 정도다. 그는 특히 「분야별 자발적 조기자유화(EVSL)」에 참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참여하는 다른 회원국들의 의지마저 약화시키려는 일본의 움직임에 분개했다. 이 문제는 결국 세계무역기구(WTO)로 옮겨지게 됐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이 문제와 관련, 오부치 총리를 심하게 몰아세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올해 미국의 무역적자는 2,200억~2,400억달러로 예상되는데 무역적자중 약 3분의 1이 일본과의 무역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클린턴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 소비진작, 규제완화 및 시장개방을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더욱 강도높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와 관련, 『6년전 온세계가 미국에게 경제질서를 바로 잡으라며 요구했던 것처럼 지금은 일본을 향해 전세계 경제회복을 위해 결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보다는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50억7,000만달러나 되는 9월중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상황은 전적으로 일본측의 경기부양 실패탓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극동지역 안보문제= 이 문제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으로 모아진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진전을 보일 분야다. 지난해 미국과 일본은 신 가이드라인을 개정, 극동지역 군사협력관계를 강화했다. 그러나 지난 8월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이후 일본은 미사일 방위시스템 구축을 위한 미국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일 정상은 TMD(전역미사일 방위구상)계획 등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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