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터무니 없는 CEO연봉 좌시 않겠다”

`터무니 없는 CEO 보수에 더 이상 좌시 않겠다` 수 백억원의 연봉과 퇴직금 등 각종 특혜를 챙기던 CEO들이 들불처럼 번지는 소액주주의 반란에 휩싸였다. 그 동안 CEO 보수 책정은 이사진의 고유 권한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지난 90년대 초부터 다국적기업의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최고 인재 경쟁이 치열해져 CEO 연봉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엔론, 시티은행, 월드컴 등 최고경영자의 뇌물ㆍ부패 추문이 끊이지 않고 기업경영 악화, 끝없는 주가하락 등으로 성난 소액 주주들이 CEO의 터무니 없는 보수에 칼날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도화선은 영국의 다국적 제약업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이사진이 CEO인 장피에르 가르니에 대해 퇴직시 3,570만 달러를 지급키로 결정하자 소액주주들이 지난 19일 주총에서 이 같은 규정을 부결시켜 버린 것. 영국 기업 역사상 주총에서 임원에 대한 보수 규정이 거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거액의 CEO 보수 지급 계약을 체결한 대기업들이 주총을 앞두고 초비상이 걸렸다. 소매 금융회사인 하우스홀드는 CEO인 윌리엄 알딩거에게 퇴직 보수로 3,000만달러 상당을 책정했지만 오는 30일 열리는 주총에서 주주들의 승인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CEO에 거액 보수를 지급하고 있는 타이코, 휴렛패커드,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 알코아, 유니온퍼시픽, 델타에어라인스 등도 소액주주들이 주총 시즌을 맞아 CEO 보수에 직격탄을 날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소액주주들은 `스톡 옵션`이라는 명목으로 현금 보수 외에 거액을 챙겨가는 CEO 보수 관행에 제동을 걸 계획이다. CEO들은 일정 가격에 무상으로 받은 주식을 시장에 내다팔 수 있는 권리인 스톡옵션을 이용해 막대한 개인 이득을 취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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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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