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해외인재 빌려와 핵심두뇌로 키운다"

싱가포르 '원 노스 프로젝트'<br>바이오폴리스·기업등과 연계 20년간 10兆투입<br>"서남부를 R&D 도시로 만들겠다" 야심찬 구상

‘인재를 빌려와 핵심두뇌로 키운다.’ 최근 바이오허브로 도약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인재육성 전략이다. 이는 자원이나 인구에서 주변국들에 턱없이 달리는 싱가포르가 일본에 이어 아시아 국민소득 2위를 차지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인재전략의 핵심에는 싱가포르를 동남아의 허브에서 세계의 허브로 도약시키기 위한 ‘원 노스(One-North)’ 프로젝트가 자리잡고 있다. 20년간 모두 150만 싱가포르달러(10조원)를 투입해 싱가포르국립대학(NUS)과 바이오 폴리스, 기업을 연계해 싱가포르 서남부를 연구개발(R&D)도시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원 노스 프로젝트는 철저하게 외국의 우수인재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고급두뇌를 과감히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필립 여 싱가포르경제개발국 의장은 “5~7년이면 외국인 박사의 기능이 끝나는 만큼 그 동안 우리는 빌려온 인재로 우리의 인재를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싱가포르는 이미 세계 최초의 복제양 ‘둘리’를 연구한 영국의 앨런 콜먼 박사, 기적의 항암제인 글리벡을 만든 알렉스 마터 박사 등 스타급 생명과학자들을 바이오폴리스로 불러들이는 데 성공했다. 싱가포르는 인재를 불러들이는 데 머무르지 않고 이들을 핵심인재로 양성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 98년 ‘맨파워21 국가 비전 선포식’을 열고 ‘생각하는 학교’(Thinking School)와 ‘배우는 나라’(Learning Nation)를 공식 선언했다. 아울러 향후 15년 이후의 국가전략을 담은 ‘비전 2018 보고서’를 발표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차세대 서비스ㆍ지식산업에 적합한 핵심인재를 발굴하고 있다. 특히 기업이나 대학차원에서 힘이 부친다면 정부에서 고급인력에게 부족한 연봉을 예산으로 지원할 정도다. 싱가포르의 또 다른 강점은 국내에 탄탄한 인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진 SK㈜ 싱가포르 지사장(상무)은 “싱가포르는 한마디로 인재들의 용광로”라며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우열반을 구성하기 때문에 NUS나 세계 유명 대학들의 현지분교를 졸업한 싱가포르인들은 세계 어느 인재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주롱반도에서 ‘첨단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사이언스파크. 이곳 한편에 자리잡은 이노베이션센터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싱가포르에서 창업하려는 모든 기업인들을 24시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해외두뇌가 원하고 싱가포르에 필요하다면 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레오 립 싱가포르인력부 장관은 ‘2005년 싱가포르 연차보고서’에서 “젊은 인재에게 국가에 대한 충성심만을 요구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선언했다. 싱가포르는 지금 인재가 머물 수 있는 이유를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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