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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아니란 이유로 우수 중견ㆍ중소기업들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뛰어난 기술력과 경영능력, 탁월한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대기업 못지않게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은 물론 일할맛 나는 회사로 우뚝 서 있는 유망 중견ㆍ중소기업들이 적지 않다. 이에 서울경제신문은 산업기술진흥원(KIAT)과 공동으로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발굴, 강점을 알리는 '흙속의 진주를 찾아라' 기업탐방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자율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좋습니다. 젊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상사가 많아서 위에서 강요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자신이 알아서 하게끔 유도하는 것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글로벌 진단 바이오 기업 아이센스에 1년 전 경력직으로 합류한 김기민 사원이 내린 평가다. 그는 "이직을 한 이유가 그전 직장 근무환경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무척 자신에게 만족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센스는 직원들의 근무 환경이 좋은 유망 중소벤처기업으로 꼽힌다. 기본적으로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이 강점이다. 남학현 부사장은 "많은 회의를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식사나 회식자리를 통해 여러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한다"며 "딱딱한 수직구조의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수평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복지제도는 높은 직원 만족도와 낮은 퇴직률의 배경이다.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연간 120만원 내의 어학지원금을 비롯해 석ㆍ박사 과정에 대해서는 1인당 학기당 100만원씩 지원해주는 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육아휴직은 남성과 여성 모두 1년간 사용할 수 있다. 사내 식당의 음식맛은 밥을 먹고 싶어 회사에 온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평가가 좋다.
성장을 통해 명확한 미래비전도 제시하는 것도 강점이다. 아이센스는 자가혈당측정기 '케어센스', 전해질 분석기 'i-Smart', 면역센서 심근경색진단제 등을 개발ㆍ제조하고 있다. 차근식 대표는 "지난 1월 코스닥에 상장했고,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며 "2013년은 전환점이 되는 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이센스는 2005년 36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663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올해는 매출액 860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이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기준 국내 의료기기 수출기업 중 수출액 9위로, 매출액의 80%가 수출에서 발생하는 진정한 강소기업(히든챔피언)이다.
특히 혈당측정기 '케어센스'는 미국ㆍ유럽ㆍ일본ㆍ호주 등 60여개 국가로 수출하며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케어센스는 첨단 바이오센서 기술과 전기화학 기술을 바탕으로 0.5㎕ 이하의 극소량의 혈액에서 5초 만에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자가혈당측정기다. 채혈량이 적어 측정이 불가능했던 손바닥ㆍ팔뚝ㆍ허벅지 등의 부위에서도 고통없이 혈당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아나 노약자들이 이용하기가 쉽다. 혈당측정 시스템과 관련된 52건의 국내외 특허와 150여개 등록및 출원 특허를 보유한 기술력이 이 회사의 경쟁력 원천이다.
우수한 사양의 제품에 대한 해외 기업들의 러브콜도 이어져왔다. 지난 2006년 미국 아가매트릭스(AgaMatrix), 2010년 8월 유럽 유명 글로벌 제약사, 2011년 6월 일본 아크래이에 납품을 시작했다. 2012년 9월에는 뉴질랜드 정부의 품질인증을 통해 3년간 뉴질랜드 전역에 혈당측정기를 공급하는 단독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차 대표는 "2~3년 내에 국내 시장점유율 1위는 문제없어 보이며 세계 시장에서도 의미있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겠다"고 포부를 나타냈다. 그는 또 "차세대 제품인 전해질 분석기, 혈액 가스 분석기와 면역센서 제품을 국내외 시장에 단계적으로 출시해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센스는 본사와 연구소는 서울에, 생산시설은 원주공장과 송도공장을 운영 중이다. 남 부사장은 "꿈이 있는 사람, 내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 어느 순간 내가 사장이 되고 싶은 사람은 중소기업 선택을 하는 것이 맞다"면서 "세상에 자기를 맞추지 말고 자신의 동기부여를 찾으라"고 문을 두드려줄 것을 요청했다.
찾고 싶은 인재에 대해서는 "스펙도 중요하지만 기본에 얼마나 충실한가를 토대로 인성, 직무에 대한 적합도 등을 우선적으로 판단해 직원을 채용한다"면서 "본인이 하고자 했던 일,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줄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하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