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스쿨, 법대 출신이 절반

다양한 사회경험 쌓은 법률가 양성 취지 퇴색<br>갓 졸업한 학사 비중도 늘어

기존의 폐쇄적 법조인 양성제도를 깨기 위해 지난 2009년 도입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내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하지만 로스쿨들이 다양한 사회경험을 쌓은 법률가를 양성한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법학사 출신이나 갓 졸업한 학사들을 선호하면서 설립목적과 달리 운영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주광덕 한나라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로스쿨 전체로 본다면 올해 입학생 2,092명(정원 내·외 포함) 가운데 법학사는 1,035명으로 49.1%를 기록했다. 이는 1기인 2009학년도 입학생 가운데 법학사 비율인 34.38%, 2010학년도의 37.65%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고려대 로스쿨은 2011년도 신입생 120명 가운데 62명이 법학사로 전체의 51.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도 2011년도 신입생 127명 중 66명(51.9%)을 법학사로 뽑았다. 2009년과 2010년 법학사 비율은 각각 34.1%와 32.8%에 그쳤지만 올해 대폭 늘었다. 이화여대는 신입생 55.4%가 법대를 나왔으며 올해 131명을 선발한 전남대도 71명(54.1%)의 법학사를 뽑았다. 전국 25개 로스쿨 가운데 제일 높은 법학사 비율(64.2%)을 기록한 동아대는 84명 중 54명이 법대 출신이었다. 하지만 2009년부터 로스쿨 인가 대학에서 법학과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법학사 우대 경향은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로스쿨은 앞으로 '법학사' 비중을 줄이는 대신 '갓 졸업한 학사'들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 의원 자료에 따르면 정원이 100명이 넘는 전국 10개 로스쿨 가운데 충남대와 이화여대를 뺀 나머지 로스쿨들은 25세 이하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에 비해 크게 올라갔다. 서울대의 2009년 입학생 가운데 25세 이하는 13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7명, 올해는 72명으로 대폭 늘었다. 고려대도 첫해 뽑은 학생 중 45명이 25세 이하였지만 다음해에는 49명, 올해는 60명을 기록했다. 연세대는 2009년도 신입생 중 31명이 이에 해당했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37명에서 42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사회경험을 쌓은 후 입학하는 나이대(32~40세) 신입생은 줄고 있다. 서울대 1기생 가운데 32세를 넘은 이들은 20명에 달했지만 올해 입학한 3기에서는 3명에 불과했다. 고려대도 첫해에는 12명의 '고령' 입학자를 뽑았지만 이번 해에는 8명만 선발했다. 정준길 대한변협 수석대변인은 "각 대학 로스쿨들이 유치하는 데만 힘을 쏟았지 어떤 인재를 뽑아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론과 실무를 함께 가르치자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변호사시험 준비생'만 양성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표했다. 법조계 인사 A씨는 "학교들은 법률전문가를 3년 안에 키워낸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법학사 출신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명문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B(27)씨는 자신도 '늙은 축'에 속한다며 "1기 때처럼 직장 경력을 살려서 입학하는 사람들은 이제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법학과가 폐지된 후에 입학한 애들은 로스쿨만 바라보고 미리 신림동에서 법학 공부를 하더라"며 25세 이하 젊은이들을 학교가 선호하는 이유를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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