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붉은 열정' 경제도약 에너지로

[가자! 경제4강]승부는 이제부터다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월드컵 결승진출은 무산됐지만 더 중요한 일정이 남아 있다. '경제4강'이라는 새로운 목표다. 월드컵은 얼마든지 도약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확인시켜줬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의 6월은 세계를 감동시켰다. 태극전사들의 투혼이 그랬고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친 연인원 2,200만명의 열정적인 길거리응원단이 그랬다. 한국인들은 특히 독일에 석패하고도 끝까지 질서를 잃지 않은 채 내일을 기약했다. 인류역사를 통틀어 대규모의 군중이 패배를 이처럼 아름답게 받아들인 적은 처음이다. '군중'의 정의에 대한 사회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만큼 우리는 위대했다. 이만한 자질을 지닌 민족이라면 경제4강도 무리한 목표는 아니다.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가 최대 수백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보고서도 잇따르고 있다.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국민적 응집력은 경제발전을 향한 거대한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운융성이 현실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할 때 찾아오게 마련이다. 월드컵 열풍에 가려져 있지만 좋지 못한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주가급락ㆍ환율불안에 미국발 경제불안 조짐이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다. 모처럼 증가세를 보이던 수출도 주춤거리고 가계부채도 빠르게 늘고 있다. 문제는 월드컵에서 확인된 국민적 에너지의 진로다. 국민적 통합과 일체감을 경제도약으로 연결시킨다면 월드컵4강의 위업을 뛰어넘는 경제4강이라는 새로운 신화창조도 가능하다. 그러나 월드컵 열기를 승화시키지 못한다면 적신호는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경제가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월드컵은 '한여름 밤의 꿈'에 그칠지도 모른다. 세계를 감동시킨 수천만의 붉은 열정도 '집단적 광기'로 평가절하될 수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도약이냐 후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월드컵 열풍은 아직도 여전하지만 갈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월드컵이 끝나면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물음은 '무엇인가 신명나는 새로운 동기가 필요하다'는 것에 다름아니다. 바로 지금이 '경제4강을 이룩하자'는 국민적 합의을 도출해낼 타이밍이라는 얘기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월드컵의 경제효과가 수백조원에 달할 수 있지만 이를 현실화하려면 정치와 사회 각 부문의 선진화와 효율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홍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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