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보철강 어디로/정상화 험난 그룹 공중분해 불가피

◎3자인수땐 LG·포철·현대 등 물망주력기업인 한보철강의 부도처리에 따라 한보그룹의 운명도 가파른 내리막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수 차례의 위기를 넘겨오며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했던 한보그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보철강의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기 때문에 당진제철소는 제3자에게 넘어가고 한보그룹은 계열사들의 매각, 제3자인수 등을 통해 공중분해 될 가능성이 높다. 한보철강은 그룹 전체 자산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한보그룹의 노른자위이기 때문이다. 한보철강의 자산은 4조4천7백억원이고 그룹 자산은 6조6천7백억원이다. 결국 5조7천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걸머진 한보철강의 부도는 24개 한보그룹 계열사의 부도로 번지며 우리나라 부실기업 정리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이들 계열사 거의가 한보철강과 얽히고 얽힌 자금대여 및 지급보증 관계로 묶여 있어 전계열사의 연쇄부도는 불을 보듯 하다는 것이 금융권의 분석이다. 이에 앞서 최근 계열사인 상아제약이 부도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제일은행은 이같은 점을 고려, 한보그룹의 모든 계열사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할 방침이다. 한보의 좌초에 따라 한보철강의 새주인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로는 그동안 철강산업을 혼자 이끌다시피한 포항제철, 제철소사업을 끈질기게 추진해온 현대그룹, 그리고 중화학분야에 취약점을 갖고 있는 LG그룹 등 대기업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LG의 경우 지난 23일 회장실의 김갑렬 전무(재무팀장)와 박종응 상무(전략사업개발단소속)가 제일은행을 방문, 한보철강의 제3자 인수추진 방안 등에 대해 문의하는 등 가장 적극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이미 한보철강인수시 그룹차원의 손익과 한보철강의 회생가능성에 대해 깊은 검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포철은 일단 한보의 당진제철소 건설에 기술적인 조언자였다는 점에서 타천에 의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지난 80년대초 장령자사건의 여파로 부도에 몰린 일신제강을 1년간 위탁경영한 경험이 있는데다 한보의 신공법을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업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로는 인수를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는게 포철측의 공식 입장. 한보철강 인수업체로 거론되고 있는 현대그룹도 현재로는 『한보를 살릴 방법이 없다』며 「인수불가」쪽으로 그룹의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측은 『한보가 연 4천억원이상의 이자를 지불해야하는 입장이고 제품의 상업성도 떨어져 인수할 경우 그룹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인수에 대한 반대급부로 현재의 설비를 고로방식으로 개체하는 것을 허용해줄 경우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문주용·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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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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