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5시41분께 부산 연제구 부산지하철 1호선 부산시청역에 진입하던 노포동행 2234호 전동차의 4호차 위 에어컨에서 불이 났다. 불은 10여분 만에 꺼졌고 다행히 다른 곳으로 옮겨붙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A(20)씨 등 남녀 승객 5명이 연기를 흡입하거나 넘어지면서 허리와 다리 등에 가벼운 상처를 입고 근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연기가 많이 나는 바람에 승객 400여명이 놀라 긴급 대피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특히 마지막 2개 차량은 역사에 진입하지 못한 채 전동차가 멈춰 서는 바람에 승객 100여명이 선로를 10m가량 걸어 반대편 승강장을 통해 대피했다.
이날 불은 역사 진입을 10m 앞둔 전동차 위 에어컨 환풍기 쪽에서 스파크와 함께 발생했다. 부산시청역 상황실에서 CCTV로 상황을 지켜보던 부산교통공사 직원들이 이를 발견하고 승객들에게 "천천히 대피하라"며 안내방송을 한 뒤 곧바로 내려가 소화기로 진화했다.
이 사고로 부산지하철 1호선은 양방향 운행이 1시간14분가량 전면 중단됐다가 오후6시55분께 정상화됐다. 이에 퇴근길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부산교통공사는 사고 열차를 노포동 차량기지로 견인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소방 당국은 에어컨 환풍기와 연결된 집전장치(열차 지붕에 달려 전선과 이어진 마름모꼴 장치)에 이상이 생겨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가 난 전동차는 지난 1994년에 도입돼 올해로 21년째 운행되는 노후차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