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한나라당은 16일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간 여야 영수회담의 시기와 의제 등 구체적인 세부조율을 위한 실무접촉에 들어갔다.양측은 이날 다각적인 채널을 통한 실무접촉에서 과거 영수회담이 파열음과 서로 다른 뉘앙스의 발표로 인해 오히려 정국경색의 원인을 제공했던 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영수회담이 '실패한 회담'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청와대가 주도하고 있는 준비작업을 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국정홍보대회 일정을 취소 또는 축소하는 등 대화분위기를 조성해나가기로 했다.
한나라당도 필요하다면 회담시기를 9월초로 늦추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전조율에 나서고있다.
물론 아직까지 특별한 장애물이 없는한 영수회담 시기는 이르면 24일께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의제는 경제회생문제를 비롯, ▲ 정치개혁 ▲ 대북정책 ▲ 언론사 사주 구속 선처 문제 ▲ 개혁입법 처리 ▲ 한일관계 재정립 ▲ 정계개편 문제 등 국정현안 전반에 걸쳐 다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민생ㆍ경제에 대해선 수출급감 등 주변 경제여건 악화에 비추어 볼 때 초당적 협력을 통한 경제난 타개노력이 시급한 만큼 이번 영수회담에서 집중적으로 논의,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측은 정치ㆍ경제ㆍ사회 전반에 걸친 개혁추진의 당위성에 대한 야당의 동의와 경제회생 및 남북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한나라당은 국론 통합과 정국 정상화를 위한 진일보된 조치를 요구하고 있어 영수회담 개최를 앞두고 사전조율 과정에서 다소 진통이 따른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남북문제를 정치적,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김 대통령의 공식 천명과 함께 '김정일 답방'을 계기로 통일헌법과 국체변경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인선기자
구동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