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평] 사카이야著 `다음시대는 이렇게 열린다'

한때 일본은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모든 나라가 부러워하는 경제모범국이었다. 그러나 지금 일본은 아시아 경제위기의 주범이자 뒤따라서는 안될 반면교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10여년전 언론에 「거품경제」라는 말이 한창 등장할 때만해도 그것이 우리나라에도 일상적인 경제용어가 될지 짐작한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았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더 심한 거품경제의 몸살을 앓고 있으며, 한 술 더 떠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라는 최악의 처지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85년 「지가혁명(知價革命)」이라는 책으로 주목을 끌었던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가 쓰고 김수필 SK텔레콤 부사장이 우리말로 옮긴 「다음 시대는 이렇게 열린다」(동아일보사 펴냄)는 거품경제와 정부규제로 침체에 빠진 일본경제의 생존전략을 담고 있지만, 우리의 입장에서도 배울 바가 적지않다. 경제평론가 및 작가로 활동해오다 지난 7월 30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 아래 비정치인으로서는 유일하게 경제기획청 장관으로 발탁된 사카이야는 이 책에서 앞으로 일본사회의 흐름을 세가지로 정리해 전망하고 있다. 첫째는 소자화(少子化), 즉 아이 심지어 젊은이가 감소하는 현상이다. 이미 초·중·고는 학생수가 급감하고 있고, 단기대학과 각종 전문대도 응시자가 줄어 괴로워하고 있다. 일본의 출판계를 지탱해온 청소년용 서적도 매출이 떨어지고, 고교생이 좋아하는 연예인도 인기가 쉽게 오르지 않는다. 후생성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 인구는 2007년에 정점에 올라 그후 해마다 감소, 2051년에는 1억을 밑돌게 된다. 더구나 그 이후에는 더욱 급감해 지금부터 100년후에는 6,000만명 이하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둘째는 국가간의 경제가 희미해지는 글로벌화다. 따라서 출입을 위해 문을 사용할 필요가 없고 누구에게 허락받을 필요도 없다. 뿐만아니라 경계를 넘었다는 의식도 없이 옆집에 들어갈수 있다. 셋째는 소프트웨어화다. 미래는 소프트웨어 그 자체가 주요상품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소프트웨어가 주요 상품이 된다면 그 태반은 가계에서 지불될 것이다. 일본경제 가운데 국민총수요의 60% 이상은 가계지출이다. 앞으로 주택건설이나 지역개발형 공공사업이 감소한다면 머지않아 가계지출은 미국 유럽과 동등한 70% 이상이 될 것이다. 결국 소프트웨어가 주요상품이 되는 사회는 개인이 즐거움이나 안전을 위해 기꺼이 돈을 내는 소프트웨어가 넘치는 상태일 것이다. 저자는 이같은 변화는 모든 것을 상품화하고 공급자의 자유로운 경쟁과 소비자의 엄격한 선택으로 효율을 높이고 다양화를 추구하는 「총자본주의화」라는 세계경제의 큰 흐름속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규제 위주의관료주의체제와 독점에 길들여있는 생산주체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자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이용웅 기자】 <<일*간*스*포*츠 연중 무/료/시/사/회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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