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도권발전협의 ‘헛바퀴’

국내 대기업 첨단공장 신·증설 수개월간 결론못내<BR>이명박시장·손학규지사 불참 ‘반쪽짜리’ 회의 전락

수도권의 규제완화와 발전방안 등을 논의하는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가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논란이 된 국내 대기업의 수도권 내 첨단공장 신ㆍ증설은 수개월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연기됐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서울시장과 경기도 지사는 회의에 아예 불참하는 등 ‘반쪽짜리’ 회의로 전락하고 있다. 정부는 15일 이해찬 총리 주재로 중앙청사에서 ‘제5차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를 개최, 수도권의 규제완화와 발전방안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었으나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총리실의 한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당정간에 합의한 수도권 대책과 정책기조 및 향후 일정 등을 점검하는 회의였다”고 말했으나 회의결과에 대한 자료를 내겠다는 당초 계획과 달리 어떤 결과물이나 향후 일정도 제시하지 못했다. 더욱이 이날 회의에서 국내 대기업들이 목타게 기다리고 있는 수도권 내 첨단공장의 신ㆍ증설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대기업들은 7조~8조원의 대규모 자금을 수도권에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정부의 입장이 확정되지 않아 수개월간 대기상태에 머물고 있다. 또 수도권의 규제완화 방안 등이 언제쯤 발표될지도 아직 미지수다. 총리실의 다른 관계자는 “이 문제는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을 확정한 후에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오늘 회의에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여기에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회의의 정상적 진행이 어려워지고 대책마련이 지연되고 있다. 이 총리와 건설교통부는 서울시ㆍ경기도 등과 수차례 감정싸움까지 벌여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서울시장은 이 협의회가 5차례 열리는 동안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고 손학규 경기도 지사는 지난 3차 회의 도중에 박차고 나간 후에 계속 불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수도권 지자체 광역단체장 중 안상수 인천시장이 유일하게 참석했을 뿐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이지만 규제를 움켜지려는 정부와 지방이전을 꺼리는 공공기관의 이기주의, 정부와 지자체 단체장들의 반목이 뒤엉켜 수도권 발전 대책이 제자리에 머물고 기업의 투자도 마냥 늦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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