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54%로 그가 집권한 지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찬성한다는 비율은 43%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4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미국 전역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집전화와 휴대폰을 통해 이뤄졌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안) 탓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 오바마케어가 나쁜 정책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0%로 오바마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좋은 정책이라고 평가한 비율은 34%에 그쳤다. 미국인들은 오바마케어가 정식 발효된 10월1일 이후 관련 웹사이트가 먹통이 되고 민간 보험업체로부터 기존 보험이 해지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는 등 혼란을 겪어왔다.
공화당 성향으로 이번 여론조사 진행요원인 빌 매킨터프는 "대통령의 리더십·정직성 등의 부문에서도 지지율이 떨어졌다"며 "이는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항목들로 반(反)오바마 여론이 지속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 중 '오바마 대통령이 강한 리더십을 갖고 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39%로 1월의 조사보다 14%포인트나 떨어졌다. '정직하고 추진력이 있나'라는 항목에서도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37%로 1월의 47%에서 크게 하락했다. WSJ는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오랜 지지세력이던 젊은층과 히스패닉의 지지율도 떨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인들은 경제 전반에 대해 낙관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응답자의 75%가 내년에 미국 경제가 나아지거나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해 10월 조사 때의 65%에서 호전됐다. 응답자의 약 3분의2는 현재의 가계재정 여건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9월 조사 때 52%에서 이번에는 58%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