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미국은 전체 회사채 시장에서 'BBB' 이하 등급의 하이일드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하는 반면 국내는 'A'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 비중이 80%를 차지한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내년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이기 때문에 하이일드채권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과 한국의 과거 7년 동안 자금조달 시장상황을 비교하면 이 같은 현상이 확연히 드러난다. 미국의 경우 과거 7년 동안 'BBB' 등급 이하의 하이일드채권 시장 비중이 연평균 30%에 달한 반면 한국은 5% 미만에 불과했다.
특히 미국은 최근 경기가 회복되면서 하이일드채권에 대한 수요가 뚜렷하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미국의 투기 등급 채권 발행 규모는 3,29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는 지난달 'AAA'등급의 회사채 발행액이 2조5,949억원으로 전체의 44.4%를 차지해 월별 기준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투기등급인 'BB' 이하는 92억원으로 0.2%에 불과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이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재정비가 가능했던 것은 미국 자본시장의 효율적이고 탄력적인 공급 체계 때문"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한국 기업이 유동성의 수혜를 입었지만 그 혜택은 기업의 신용도와 규모에 따라 양극화됐다"고 지적했다.
업계 기업금융본부 한 관계자도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개인이 아닌 기관투자가들의 하이일드채권을 늘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하이일드펀드 같은 제도를 만들어 청약우선권, 세제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관투자가들의 하이일드채권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부풀려진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 조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