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건(高 建) 전 총리는 27일 서울시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에 대해 "황사와 오존 등 대기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출신인 고 전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가 만약 서울시장을 계속했다면 대기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 전 총리는 대기환경 문제와 관련, 서울시장 재직시절 대기오염 감축을 위해천연가스(CNG) 버스를 도입한 사실을 소개한 뒤 "주유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감소시키도록 주유소 시설을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고 전 총리의 이런 발언은 서울 대기질 개선 등 환경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후보를 우회적으로 거드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고 전 총리는 지난 96년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지냈을 당시 환경운동연합 법률위원장을 지낸 오 후보와 인연을 맺은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야 정치권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고 있는 고 전 총리는 자신의 발언이 선거개입으로 비칠 것을 우려한 듯 오 후보나 한나라당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두는 모습도 보였다.
고 전 총리는 오 후보가 한나라당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이유에 대해 "강풍(康風)의 효과 같다"고만 언급했다. 고 전 총리는 또 최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고 전 총리는 한나라당에 어울리는 분"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내가 한나라당과 어울려 보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고 전 총리는 특히 열린우리당 강금실(康錦實) 예비후보가 제기한 시청 용산이전 문제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균형을 맞추는 듯 했다.
고 전 총리는 "80년대 말 임명직 서울시장 시절 시청을 용산으로 옮기겠다는 아이디어를 냈고, 조 순(趙 淳) 전 시장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확정했다"며 "1세기 동안 외국군대가 주둔한 용산에는 민족공원을 조성한 뒤 시청을 옮기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이 면담을 요청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찾아오는데 만나지 않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