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車·화학·정유 등 시총 상위株 '우수수'… 증시 유럽발 악재에 휘청


최근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가 유럽발 악재에 발목이 잡혀 대형주를 중심으로 급락세를 연출했다. 전문가들은 옵션만기일이 있는 이번주까지는 변동성이 심하겠지만 유럽발 위기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수가 2,080 안팎에서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7.43포인트(2.2%) 떨어진 2,109.73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7일까지 7일 연속 상승 후 최근 3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급락의 원인은 유로존에서 3번째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재정위기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계속 올라가면서(채권가격 하락) 재정위기 문제가 그리스에서 이탈리아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져 외국인을 중심으로 대량 매도가 일어나면서 지수가 급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불안해진 외국인은 이날 최근 9거래일간 지속된 매수세를 멈추고 현물시장에서만 3,909억원을 내다 팔았다. 지난달 9일 6,609억원 순매도 이후 최대 규모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7,689계약을 순매도 하며 커진 불확실성을 실감케 했다. 기관도 순매도 행렬에 동참해 27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이 4,714억원이나 순매수 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외국인과 기관이 주로 보유하고 있던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20위 종목들이 모두 하락했고, 50위권 종목 중에서는 KT(1.4%)와 SK C&C(0.77%)만 오르고 나머지 48개 종목이 일제히 내렸다. 업종별로는 최근 제자리를 찾아가던 차ㆍ화ㆍ정이 쓴맛을 봤다. 자동차의 경우 현대모비스(-5.13%)가 5% 넘게 떨어진 것을 비롯해 기아차(-4.01%)와 현대차(-3.14%)가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화학 역시 LG화학(-4.31%)과 호남석유(-2.61%), OCI(-4.34%) 등 주요 화학주들이 급락세를 보였다. 차ㆍ화ㆍ정 가운데 가장 선방한 정유주 역시 S-Oil(-0.34%)과 SK이노베이션(-0.47%), GS(보합)이 장중 2% 넘게 떨어졌다. 코스피지수가 사흘연속 내리면서 지수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증권주도 3.19%나 하락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미국인들의 소득이 감소함에 따라 주요 시장인 미국의 자동차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며 “정유ㆍ화학은 지난 4월 110달러를 넘나들던 국제유가가 최근 95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코스피지수는 당분간 조정을 이어가겠지만 이번에 돌발악재로 작용한 유럽 위기가 빠르게 봉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정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졌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는 14일 옵션만기일이 예정돼 있는 만큼 적어도 이번주까지는 변동성이 심한 흐름이 예상되지만 기술적으로 볼 때 2,080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것”이라며 “헤지펀드가 이탈리아 채권에 대한 공매도에 나서는 등 상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유럽 정상들도 그리스 위기 초반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예상보다 빠른 대책을 내 놓을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이탈리아 위기는 본질적인 위기라기보다는 총리와 재무장관의 의견대립에 따른 정쟁 때문에 생긴 일시적 현상”이라며 “6월 저점(2,019.65)이 깨지지만 않는다면 반등 흐름이 3ㆍ4분기에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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