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드넓은 초원 가을이 저문다

원당 종마목장, 은사시나무 오솔길 산책코스하늘이 높다. 높푸른 하늘과 키재기라도 하려는 듯 길가의 은사시나무도 한껏 치솟았다. 키 큰 나무들 사이로 파란 하늘이 반짝거린다. 원당 종마목장 가는 길이다. 300여m에 달하는 은사시나무 가로수가 길게 늘어선 이 길은 TV드라마나 광고의 단골촬영지로 꼽힐 만큼 운치있다. 늦가을 늦은 오후 그 길을 걷고 또 걸었다. 길가에 켜켜히 쌓인 낙엽들에 조락의 계절을 실감했다. 그러나 오솔길 감동도 종마목장에는 미치지 못했다. 드넓은 초원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들, 노랗게 물든 은행잎, 시원하게 뻗은 산책로. 지금 종마목장에 가면 저물어 가는 가을이 곱다. 경기도 고양시 원당동은 수도권 지역 사람들에게는 권할 만한 당일 여행지이다. 거리도 가깝지만 무엇보다 볼거리가 많다. 종마목장과 은사시나무 오솔길이 아름답고, 목장 옆 서삼릉은 훌륭한 역사학습장이다. 인근 허브랜드는 자녀들의 자연교육장으로 손색이 없다. 그 중 백미는 단연 종마목장. 은사시나무 오솔길을 지나 우측으로 20여m 앞 목장 정문이다. 진입로 양편의 노란 은행잎이 반갑게 손을 흔든다. 길 오른쪽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다. 풀을 뜯는 말들의 모습이 한가롭다. 목장길 따라 하얀 페인트칠을 한 울타리에 매달려 꼬마들이 말 구경을 하고 있다. 엄마 품에 안겨 신기한 듯 손짓하며 "저게 뭐야?"라며 캐묻는 아기가 앙증맞다. 둥그런 말 경주로를 따라 어린 손자의 손을 잡고 걷는 초로의 노인의 모습도 정겹다. 종마목장은 지난 1984년 한국마사회가 설립했다. 1997년까지 일반인 출입이 통제돼 오다가 개방된 이후 어린이 소풍이나 지역 모임, 주부 단체들의 견학 코스로 자리잡았다. 11만평 면적에 60여두의 말이 사육되고 있으며, 1마리에 5억원을 호가하는 씨수말(종모마) 더로브래드 2마리를 비롯해, 예비 경주마인 육성마, 혈통을 연구하는 연구마 등이 있다. 목장에서는 취사가 금지되고 음식을 팔지 않으므로 간단한 도시락을 준비해 가는 편이 좋겠다. 목장 정문에서 돗자리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 동절기인 11~2월에는 오전9시부터 오후5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없다. 원당 종마목장 정문 옆 서삼릉도 들러볼 만하다. 조선 제11대 중종의 계비 장경왕후 윤씨의 희릉, 인종과 그의 비인 인성왕후의 효릉, 제25대 철종과 철인왕후의 예릉이 있어 삼릉으로 불린다. 이들 중 장경왕후와 인종은 TV드라마 '여인천하'에 오르내리는 이름이어서 최근 서삼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서삼릉에는 이밖에도 역대 후궁, 대군, 공주, 옹주 등의 묘 45기도 함께 있는데, 현재는 희릉과 예릉과 의령원, 효창원 등 4개의 능만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여행의 마무리는 허브랜드(www.herbvalley.co.kr)에서 짓자. 서삼릉 입구 삼거리에서 보이스카우트 중앙훈련원 쪽으로 방향을 잡아 자동차로 3~4분 달리면 커다란 비닐하우스를 만나게 되는데, 이 곳이 허브랜드이다. 400여평 공간에 50여 종에 달하는 허브를 직접 만져도 보고, 향도 맡고, 맘에 드는 허브가 있으면 구입할 수도 있다. 허브랜드에서는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허브교육도 실시하고, 일반 가정에서 병든 허브를 맡아 소생시켜주는 '허브병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 여행메모 ◇자가운전= 서울 구파발에서 통일로를 따라 일산 방향으로 5분쯤 가다 만나는 삼송리 검문소에서 원당 쪽으로 좌회전한다. 3분쯤 가다 우회전해 다시 2km가량 더 들어가면 종마목장과 서삼릉이 나온다. 주차장은 10여대 세우면 꽉 찰 만큼 비좁다. 번잡함을 피하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좋겠다. ◇대중교통= 지하철 3호선 삼송역에서 내려, 5번 출구로 나와 13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인 원당목장까지 가면 된다. 20분 배차, 10분 소요. ◇음식점= 전통농가를 개조한 음식점 너른마당(031-966-7485)에서는 통오리밀쌈, 녹두지지미, 통밀칼국수 등을 맛볼 수 있다. 이밖에 솔개마을에는 번듯한 음식점들이 여럿 있다. ◇문의= 종마목장 (031)966-2998 서삼릉 (031)962-6009, 허브랜드 (031)966-0365 <사진설명>노란 은행잎 너머로 종마들이 한가로운 오후를 즐기고 있다. 고양= 글ㆍ사진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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