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강동윤은 끈질기다

제12보(181∼200)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우상귀의 흑진이 몹시 허약해 보이지만 그곳의 흑이 모두 잡히는 일은 없다. 백이 85의 자리에 찔러도 흑은 84의 자리에 가만히 물러서는 강인한 수단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분단은 되어도 죽지는 않는다. 그러나 역시 허약한 형태인 것만은 사실이어서 아주 무사할 수는 없었다. 상대방의 급소는 나의 급소라는 기훈이 여기서도 말을 하고 있었으니…. 백이 85의 자리에 찌르지 않고 84로 움직이는 득의의 수단이 남아 있었다. 흑은 85로 응수하는 수밖에 없다. 생중계실의 백홍석은 참고도1의 흑1 이하 백8을 소개하면서 말했다. "이것으로 백승입니다. 이젠 백이 중앙의 4점은 선선히 포기할 겁니다."(백홍석) 이창호 역시 이제는 패를 고집하지 않고 승리를 굳힐 때가 된 것을 알고 있었다. 즉시 백86으로 끊어 버렸다. 상황이 거의 종료되고 있었다. 검토실의 모든 사람들은 백승을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강동윤은 아직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흑93으로 버티는 최후의 항쟁에 들어갔다. "지독합니다. 끈질기다는 점에서는 강동윤이 아마 국내 제일일 겁니다."(윤현석) 이창호는 일단 백94로 순순히 연결했다. 흑이 95로 따낸 것은 예정 코스. 강동윤이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는 그림은 따로 있다. 중앙의 패를 이기고 선수까지 뽑아서 좌변에 선착한다는 구상이었다. 참고도2의 흑4까지. "만약 이렇게 된다면 이건 백도 떨립니다."(백홍석) 이창호로서도 중앙의 패를 여간해서는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백홍석의 설명이었다. (88,96…83의 위. 91,99…83. 97…89. 99…89의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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