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CEO 칼럼] 우리에겐 'C인자'가 필요하다


강남스타일ㆍ젠틀맨 등 한류를 통해 세계인들을 열광케 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으로 신흥국 중 최초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한 나라. 하계올림픽ㆍ월드컵에 이어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나라. 무역 규모 세계 8위의 무역대국으로 급성장한 나라. 우리는 선진국이라 자부한다.

그러나 성장과정에서 노동과 자본 집약적인 외연성장에 치중하다 보니 유로존 위기와 미국ㆍ중국의 성장둔화, 그리고 일본의 무차별적 양적완화라는 불확실한 외부 환경들에 포위돼 적절한 대응방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적으로는 미래성장 동력이 될 혁신기업들의 출현이 지지부진하고 소득불균형으로 인한 계층 간 양극화와 일자리 창출 없는 성장이 심화되고 있다. 그동안 성장을 이끌어온 주동력들 또한 피로누적으로 새로운 활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지금은 무에서 유의 창조는 물론 기존에 있는 것들을 조화시키고 융합시켜 더 나은 것을 만들어내는 'C(creativityㆍ창조성)'라는 인자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현 상황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를 통해 인적ㆍ기술적 혁신에 기반한 내연성장 체제로의 변화와 C인자를 통한 선순환 경제생태계 조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C인자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외연성장의 한계는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혁신기업들의 끊임없는 도전정신에 다시 불을 지핌으로써 돌파될 수 있다. 모험자본(벤처캐피털)들이 그들의 C인자를 깨워야 한다.

외적성장 치중 사회전반 피로 쌓여


하지만 위험회피 성향이 강한 은행(간접금융)영역에서 그들의 C인자를 깨우기엔 역부족이다. 일정 리스크를 감내하며 전문투자자 등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혁신ㆍ창조기업 등에 제공하는 역할을 금융투자회사들이 해줘야 한다. 스스로 C인자 창출의 '서포터즈'가 돼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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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인자 창출의 서포터즈는 고도화된 금융 역량을 갖춘 회사들만이, 그리고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들이 수행할 수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으로의 저변확대와 해외자금 유치 및 국내외 적정 투자처 발굴 등은 증권산업 고도화의 선결요건들이고 이를 통해 기업들이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적시에 적합한 형태, 적절한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다.

해외시장 개척과 관련해 KDB대우증권은 인도네시아 현지 온라인 증권사에 우리의 강점인 정보기술(IT)과 마케팅 노하우를 이식해 현지 1위 온라인 증권사로 성장시킨 사례가 있다. 현재 국내 증권업계에는 업황 부진에 고민하고 있는 4만5,000여명의 종사자들이 있다. 우리의 IT기술과 금융 노하우를 융합한 창조적인 해외진출로 국내시장의 과당경쟁을 해소하고 새로운 기회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은 소외계층과 사회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이다. 소득 불균형으로 인한 양극화는 내연성장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다. 영국은 극빈층에 대한 부채관리를 정부가 직접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나 경기침체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에 미치는 부담 역시 커질 것이다.

이러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예를 들어 증권사들이 정부가 담당하는 역할의 일부를 맡아 저소득 계층이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금융재능을 기부하고 부채관리 프로그램 등으로 서포터즈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C인자를 배양하는 것이고 기업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융합을 위한 사회적 책임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새 활력 위해 도전정신 키워야

마지막으로 C인자가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금융약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보호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혁신기업들에 자금공급 역할을 하는 건전한 금융으로 자리 잡기 위해 주가조작, 불공정거래 근절 등 금융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강화돼야만 한다. 증권사들은 금융소비자 보호정책과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상담 서비스, 내부 리서치 역량을 통한 시장위험 사전 감지로 시장과 금융소비자들에게 안전판 역할을 수행할 책임이 있다.

증권업은 물론 산업전반에 걸쳐 성장의 모멘텀이 필요한 지금이야말로 C인자의 증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다. 금융투자회사는 C인자 서포터즈다. 우리 스스로 선진국민이라 부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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